염경엽 감독은 1위를 예상했는가란 질문에 "순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 속의 순위는 있지만 아직 말할 수 없다"고 꾹꾹 담아뒀다. 그는 "우리 팀이 잘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방심하지 않고 두드리며 갈 생각"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똑부러지게 말하지 않았지만 목표가 높은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그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많은 것을 배워 팀 컬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짤막한 중간 평가를 했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방망이로 이기려고 했다면 지금은 수비와 주루가 어떻게 승리를 가져오는지 깨닫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전진을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에 "혹시 1위를 목표로 하신 건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순위가 다 결정될 쯤 달성했다 달성하지 못했다 말씀 드리겠다"고 목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 하지만 앞으로의 팀 운영 계획을 말하다 엉겁결에 비밀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그는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시작과 끝이 똑같은 야구다. 35명 안에서 무리수 없이 한국시리즈까지 유지하는 게 첫 번째"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시즌 막바지 순위가 결정되면 무슨 말을 할까. 2000년 이후 전년도 하위권 팀을 이듬해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이끈 사령탑은 김성근 고양 감독이 유일하다. 그는 2006년 6위 SK를 맡아 2007년 1위로 올려놨다. 부임 첫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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