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일본야구계는 “한국 투수를 영입한다면 강속구보단 제구가 좋은 투수, 선발보단 불펜이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른바 ‘이혜천 학습효과’ 때문이다. 2008년 11월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한 좌완 이혜천은 두산 시절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졌다. 물론 국내에서도 그의 제구에 의문을 품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이혜천의 제구가 좋지 않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게 되레 상대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무기가 되지 않겠느냐. 이혜천을 선발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2년간 이혜천에게 최대 400만 달러의 큰돈을 안겼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혜천은 야쿠르트가 바랐던 ‘제2의 임창용’도 뛰어난 선발자원도 아니었다. 이혜천은 2년간 1승 2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 자책 4.12를 기록한 채 많은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이혜천이 떠나고서 야쿠르트 관계자는 그의 실패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린 ‘같은 이혜천의 위협구’라도 한국과 일본 타자들이 느끼는 위협 정도가 다르다는 걸 알지 못했다. 가령 이혜천이 한국에서 위협구를 던졌다 치면 한국 타자들은 ‘원래 제구가 좋지 않으니까’하는 마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한국에선 젊은 타자들은 공에 몸을 맞아도 ‘선배니까 참아야지’하는 심정으로 1루까지 말없이 걸어나갔을 거다. 이혜천 역시 한국 타자들을 잘 알기에 별 부담 없이 몸쪽 공을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혜천은 외국인 선수에 불과했다. 일본 타자들은 그의 좋지 않은 제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그를 자신의 선배로도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 타자라도 이혜천의 위협구에 강하게 반발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혜천 역시 생전 처음 보는 타자들이기에 부담없이 몸쪽 공을 던지는 게 어려웠을 것이다. 다시 말해 좋지 않은 제구는 한국에서나 통하지, 일본에선 전혀 쓸모없는 장점이었다는 뜻이다.“
류딸 얘기하면서 이혜천 까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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