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코시 7차전 직관을 갔습니다.
타이거즈 올드팬이라 이종범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일부러 일찍 가서 외야 우측 펜스 뒤에 앉았습니다.
SK 선수들 수비연습 때 박재홍 선수를 처음 가까이서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때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20대 타이거즈 팬들이 연습하는 박재홍을 향해 ‘빵재!’를 외치며 조롱을 일삼았습니다. 옆에서 듣는 제가 무안할 정도로 야유를 하며 빵드립을 계속 날렸습니다. 하지만 박재홍은 묵묵히 아니 오히려 여유있는 태도로 수비연습에만 전념했습니다.
그리고... 연습 막바지가 되자 외야로 날아오는 공을 등 뒤에서 잡기 시작했습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공을 향해 뒷걸음질을 치다가 글러브를 척하고 허리춤에 갖다대는 자세. 첫번째 시도에서는 놓치더니 두번째는 여유있게 공을 잡아냈습니다.
그렇게 박재홍은 멋진 팬서비스성 캐치를 성공하곤, 그때까지도 목청높여 야유하던 일부 팬들(진짜 적당히 좀 하지)을 향해 고개는 돌리지 않은 채 뒤로 브이자를 그려 보였습니다.
언듯 사소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야유하는, 그리고 한 때 몸담아야만 했던 애증의 고향팀 팬을 향해 쿨한 팬서비스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진짜 멋진 선수라고 느꼈습니다.
리틀쿠바 박재홍 선수가 은퇴를 하는군요. 96년 괴물신인이라고 티비에 나오길래 ‘엇 나랑 이름이 같은 유명인이다’라며 좋아했던 기억이 나서 그 뒤로 그냥 말도 안되는 애착을 더 가졌던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은퇴하는 선수에 대한 짧은 추억을 야구팬들과 나누고 싶어서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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