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느슨하게 경기를 펼치던 삼성이 달라졌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2루 내야안타를 쳤다. 류중일 감독은 대주자 강명구를 기용했다. 서재응이나 KIA로서는 예상치 못한 강수였다. 그리고 곧바로 2루를 훔쳤다. 1사 3루에서 신명철의 2루 땅볼때 강명구를 협살로 잡아내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은 대타 박한이를 기용했고 기어코 좌전적시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서재응은 한순간에 기가 빠진 듯 무너지고 말았다. 우동균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봉착했고 손주인에게는 좌익수 옆으로 굴러가는 2타점 2루타를 맞고 2-4로 역전을 당했다. 심리적으로 동점이 되는 순간 10승은 물건너갔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서재응은 8회초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추가점을 내주지 않고 10승에 대한 집념을 불태웠다. 그러나 KIA 타선은 8회말 한 점을 뽑았지만 서재응의 승리를 지원하지 못했다. 서재응은 9회에는 김진우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진우가 마운드에 올라온 뒤 이상 기류가 흘렀다. 첫 타자 손주인을 우익수 뜬공을 처리한 김진우는 톱타자 배영섭이 타석에 들어서자 냅다 등쪽으로 볼을 던졌다. 몸에 맞지는 않았지만 명백한 위협구였다. 이 위협구는 삼성에 대한 일종의 감정표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재응의 10승을 매몰차게 저지한 분풀이 정도로 해석된다. 경기후 서재응의 얼굴에는 분기가 넘쳐 흘렀다. 그는 "이것도 제 실력입니다. 내년에는 이겨야죠"라고 말했다. 최종전 분위기에 파묻혔지만 서재응의 10승 좌절은 내년까지 여운이 이어질 듯 하다.
역시나 명!
KBO | 1362명이 읽었어요. 3.145.12.1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