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0.239이지만 출루율은 0.379!
플로리다 말린스의 최희섭이 오늘 홈 구장 프로 플레이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특유의 선구안을 과시하며 4번의 타석에서 모두 볼넷을 얻어내는 대단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 선발 투수 브랜든 웹이 워낙 컨트롤이 좋지 못했던 측면도 있지만, 후속투수 두 명으로부터도 볼넷을 얻어낸 것을 볼 때 최근 타격 감각이 좋은 탓에 상대 투수들이 쉽게 승부하지 않은 것이 그대로 반영된 것. 더불어서 4번의 출루 중 3번이나 득점에 성공하면서 팀 승리에도 크게 기여했다. 플로리다는 모처럼 하위 타선이 맹활약을 펼쳐준 것에 힘입어 애리조나를 13:5로 가볍게 누르고 4연전 중 3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잭 맥키온 감독은 오늘 승리로 플로리다 유니폼을 입고 100번째 승리를 기록하게 되었다.
최희섭의 선구안은 이미 메이저리그 데뷔 때부터 정평이 나 있었지만 올 시즌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타율은 비록 0.239에 머물고 있지만 출루율이 그에 비해 1할이 훌쩍 넘어가는 0.379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덕분에 슬러거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평가 지표인 OPS는 수준급 선수 정도인 0.918을 기록하고 있다. 10개의 홈런과 24개의 타점 또한 상당한 수치. 올 해 전년도 우승 팀 플로리다로 이적해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최희섭이, 앞으로 또 어떤 성장세를 이어가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줄지 기대가 된다.
오늘 경기는 일방적인 플로리다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2회말 공격 무사 만루 때 알렉스 곤잘레즈의 2타점 적시 2루타와 이어진 라몬 카스트로의 적시 2루타, 후안 피에르의 적시타로서 4점을 선취한 뒤, 6회말에는 제프 코나인의 시즌 4호 솔로 홈런과 카스트로의 2타점 적시 2루타로서 7:1까지 스코어를 벌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 지은 것. 7회초 상대가 스티브 핀리의 시즌 14호 2점 홈런으로 추격을 했지만 플로리다는 8회말 에이브러험 누네즈의 내야 적시타, 루이 카스티요의 밀어내기 볼넷, 이어진 만루 상황에서 피에르의 싹쓸이 3타점 적시 3루타, 래리 서튼의 적시타로 대거 6점을 뽑아내며 13:3까지 달아나 승리를 확정 지었다. 애리조나는 9회초 대니 바티스타의 시즌 6호 2점 홈런으로 5점째를 뽑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플로리다 타선에서는 피에르가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가운데, 카스트로 또한 2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에 큰 보탬을 줬다. 그 외에 코나인과 곤잘레즈가 각각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모습. 선발 칼 파바노는 7이닝 3실점의 안정된 투구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는데, 경기 당 3.49점의 득점 지원으로 내셔널리그에서 8번째로 낮은 랭킹을 기록하고 있던 그는, 모처럼 타선이 초반부터 터져준 탓에 손 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반면 애리조나에서는 핀리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올 시즌 컨트롤 난조 때문에 고생 중인 브랜든 웹은 5.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4번째 패배를 당했다.
... 1 2 3 4 5 6 7 8 9 .R .H E
ARI 0 0 0 0 1 0 2 0 2 05 11 1
FLA 0 4 0 0 0 3 0 6 X 13 13 0
<승>칼 파바노 (4승 2패 방어율 3.68)
<패>브랜든 웹 (2승 4패 방어율 3.73)
손지우 (srvaug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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