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2004-06-16 17:06:00]
[일간스포츠 이해준 기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아시안컵 예비엔트리를 비공개 한다는 방침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비록 협회 홍보국과의 조율 과정에서 공개하는 쪽으로 선회했지만 당초 기술위원회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세웠다. 이번 예비 엔트리는 최종 엔트리 22명의 인재 풀이 되는 30명을 미리 선택하는 것굨 30명은 그저 명단으로만 존재할 뿐 대회 출전이 최종 결정된 것도, 따로 소집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공개를 늦추려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예비 엔트리에 들었지만 막상 대회 출전도 못하고 소집훈련도 못한채 탈락하게 될 선수들의 자존심을지켜주기 위해서였다. 국민들의 알 권리보다는 탈락할지 모르는 선수
들의 자존심을 보호하는 게 더 의미있다고 판단했던 것.
콕 집어 얘기하자면 이동국을 위한 배려였다. 98 프랑스월드컵에서 화려하게 등장한 이후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를 맡아 왔던 이동국은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조금씩 주전 자리에서 밀려나 2002 월드컵 직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코엘류 감독 부임 이후에도 초반에 잠시 대표에 복귀했을 뿐 지난해 4월 한·일전 이후 태극마크를 다시 달지 못했다.
혹시 이번에도 이동국이 해외파와 젊은 후배들에 밀려 최종 엔트리에 끼지 못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기술위원회는 고민을 거듭했다. 수 차례 정상에서 추락하는 아픔을 겪은 그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될 가능성조차 없애버리고 싶었던 선배들의 애틋한 마음씀씀이였다.
현재 광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이동국이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기뻐할지, 심드렁해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동국의 부친 이길남 씨는 "기분이 착잡할 것"이라고 아들의 심정을 예상했다. 또 "동국이가 올 초에 아시안컵을 염두에 두고 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며 이동국이 내심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동국은 지난 2000년 아시안컵에서 6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무릎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중국과의 3~4위전까지 나섰다. 돌아와서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혹사를 요구받을 정도로 없어서는 안될 간판스타였고 이동국이 가장 화려한 불꽃을 뽐낸 대회였다. 4년이 흐른 지금, 이동국은 누구보다 더 애타는 심정으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명단 발표를 기다릴 듯 하다.
이해준 기자
기사 너무 슬프다.. 이동국 아시안컵에서 또 득점왕 먹으면서 살아나면 나 울어버릴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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