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킥] 유성의 밤에 취한 베트남 대표선수들
[굿데이 2004-06-09 11:14:00]
이방인이 유성의 밤거리에 흠뻑 취했다.
베트남대표팀의 에드손 타바레스 감독(48)이 대전 유성의 밤거리에 반했다. 축구대표팀과의 독일월드컵 조별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지난 7일 대전 유성으로 내려온 타바레스 감독은 불야성을 이룬 유성의 밤거리 취하면서 '밤문화'를 만끽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신 타바레스 감독은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유성이내 고향 리우보다 훨씬 번화한 것 같다"며 탄성을 질렀다. 특히 곳곳에 있는 모텔들을 가리키며 "이곳에는 왜 이렇게 모텔이 많느냐"며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유성의 '밤문화'에 흥분한 타바레스 감독은 경기 전날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여러가지로 불편한 베트남에서 더이상 못살겠다"면서 "돌아가는대로 베트남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기도 했단다. 경기를 앞둔 적장의 어이 없는 발언에 협회 직원이 당황했을 정도. 베트남 선수들이 들으면 혈압이 오를만한 말들을 속사포처럼 늘어놓은 타바레스 감독은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과의 인연을 유달리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서 감독생활을 할 때 이장수, 차범근 감독과 돈독한 우정을 나눴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에드밀손을 전북에 추천해 준 사람이 바로 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14세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인 실바와도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고 덧였다. 감독이 딴 마음을 품은 것을 알고나 있는지 베트남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열심히 뿌렸다.
대전〓전광열 기자 gidday@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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