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나는 그나마 구속 떨어진 투수 중 좀 나은 케이스입니다. 사실 크게 성적이 떨어졌다기보다는 부상때문에 많이 못뛴거라.. 구속은 5마일 저하(대신 zone percentage가 엄청나게 떨어짐. 스트라이크 존 공략을 전혀 못하고 있음)
린스컴: 08년 94마일->12년 90.4마일. Zone percentage가 50%에서 42.4%로 하락했습니다. 구속이 떨어지니 도망가는 피칭을 하게 되고 제구력에도 문제가 생겼죠. 하지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59.1에서 55.4%로 변화가 비교적 덜했습니다. 즉,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놓고 직구가 약해서 결정구를 던지지 못했다는 뜻이죠. 이에 따라 직구 비율이 08년 65.5%(100% 포심)에서 12년 51.6%(포심 39.3%+투심12.3%)로 변화했고 그에 비해 슬라이더 비율이 9.3%에서 21.3%로 크게 늘었습니다. 직구, 특히 포심에 자신이 없어지다보니 변화구형 투수로 선회하게 되었고 이때문에 제구력이 떨어지며 망투수 테크로 가게 된거죠(변화구 비율이 늘다보니 헛스윙 비율은 오히려 늘었습니다만).
지토: 2002년 87마일에서 12년 82.7마일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때문에 Zone percentage가 53.4%에서 42.2%(11년엔 38%대)까지 급락했고요. 타자들의 컨텍 시도도 6%포인트가 높아졌습니다. 패스트볼 비율도 02년 62.4%(포심100%)에서 42.5%로 급락했고, 공전의 무기였던 커브의 비율을 22%까지 늘리다가 익숙해진 타자들에게 쳐맞기 시작해서 커터를 장착한 이후 22%까지 비율을 늘렸습니다. 12년 성적이 그나마 좋은 편이라서 이정도이지 11년엔 정말..
중요한 점은 타자들이 지금은 익숙하지 못해 공략당하곤 있지만 어느정도 눈에 익고 데이터가 쌓이는 순간 맞아나가기 시작할거라는 점입니다. 원래 느린 투수가 아니라 굳이 구속 저하를 언급한 건, 구속이 떨어질수록 이 '눈에 익는' 현상이 심화될거라는 거구요. 구속저하가 거의 없었지만 로이 할러데이같은 선수의 경우 최근 최고의 마구라 불리던 커터에 기대어 포심을 완전히 포기하고 커터 비중을 24.9%에서 40.2%로 늘렸던 작년 시즌에 성적이 대폭락했던걸 생각하면 이 익숙해짐이라는 현상이 가져오는 파급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크고, 포심이 받쳐주지 못하는 투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죠.
류현진의 제구력은 현재 Zone percentage 46.9%로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직구가 약하다보니 직구의 비율은 48.3%밖에 안되고 최고의 무기인 체인지업의 비율은 28.2%로 30%에 육박합니다. wFA(owar의 패스트볼 버전)이 -1.73인 것에서 보이듯 중요한 순간 패스트볼은 항상 맞아나가고 있구요. 존 컨택 비율은 88.8%에 달할 정도로 타자들에겐 만만한 볼입니다.
올해는 어렵겠지만 겨우내 트레이닝으로 패스트볼 구속을 91마일 중반대까지는 만들어놔야 일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직구 구위가 떨어져서 변화구에 기대는 패턴은 반짝하다 성적 안좋아지는 투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현상입니다. 지금 패스트볼이 계속 맞으니 앞으로 결정구를 체인지업으로 가져갈 확률이 높은데, 체인지업은 타자들이 예측하는 순간 담장 넘어갈 확률이 굉장히 높은 공이죠. 뭐가 어찌되든 패스트볼 구위는 반드시 높여야 할 숙제가 될 것이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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