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단점으로 보이는 아이폰의 무게에도 그들만의 감성과 철학이 녹아있다는 사실을 그들을 알고 있을까?
아이폰을 쓰다가 갤럭시로 넘어가는 배반종자들이 호소하는 불편 중 하나가 바로 그립감이다. 인간의 신체는 굉장히 오묘하기 때문에 가볍다고 무조건 장떙이 아니라는 것이다.
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내려가다가 계단이 끝난 줄 모르고 발을 헛딛여서 중심이 흐트러져서 넘어질 뻔 했던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뇌는 아직 계단의 경사를 인식하고 있는데 외부환경과의 오차로 인한 당황스러움과 불쾌함.
아이폰이 무거운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인류는 지난 20년간 핸드폰을 써 왔고 각자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핸드폰의 무게가 있을 것이다.
아이폰이고 갤럭시고 나발이고 어쨋든 이것들은 모두 핸드폰이다. 자신의 경험에 익숙하지 않은 무게를 집어드는 순간 사람의 뇌는 순간적으로 그 물체를 핸드폰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시각으로는 핸드폰이라 느끼지만 DNA에 유전자 레벨로 각인된 경험적 지식이 인지부조화를 일으켜 무의식중에 불편함을 야기하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충분히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애플의 수많은 라인업, 예를들어 아이팟 나노, 맥북에어 등등 모두 가벼움고 심플함을 추구하지만 유독 핸드폰만은 무겁게 만든다. 그들은 과거 피쳐폰의 무게를 스마트폰에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 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애플의 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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