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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시샘하지만 봄은 봄이다. 화사한 봄을 뽐내고 싶은데 아무래도 지출이 부담된다면 셔츠와 타이만이라도 잘 매치해 보라. 무턱대고 매장을 찾으면 입지도 않는 옷은 또다시 장롱 속에 처박히게 된다. 패션 관련 서적의 고전으로 통하는 존 T 몰로이의 ‘성공하는 남자의 옷차림’(황금가지)과 각 사 브랜드 매니저들의 조언을 통해 미니멀리즘과 흰색이 열풍인 요즘 어떤 셔츠와 타이가 좋을지 헤아려 보자.
# 몸에 맞는 셔츠 & 올 봄 유행 색상
올 봄 수트를 내놓은 대다수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7 드롭(Drop)’을 강조하고 있다. 드롭은 가슴 둘레와 허리 둘레의 차이를 말하는데, 1드롭은 대략 2㎝. 결국 가슴 둘레보다 허리 둘레가 14㎝가량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신사복이 5드롭(10㎝)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허리 라인을 유난히 강조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올 봄 셔츠를 고르며 허리 부분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천이 남아 불룩해지지 않으면서 움직임이 자유롭고, 앉을 때 단추가 당기지 않을 정도로 편안해야 한다. 또 따져 봐야 할 것이 길이. 몸을 움직였을 때 바지 밖으로 셔츠가 삐져 나오지 않아야 한다. 셔츠의 마지막 단추가 허리선에서 약 7㎝ 떨어져 있어야 셔츠가 벌어지는 흉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테일이라 불리는 셔츠의 둥근 뒷자락이 없어도 쉽게 바지를 벗어나니 잘 살필 일이다. 칼라는 기성복 셔츠를 살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단추를 채우고 칼라 앞쪽에 손가락 두 개를 넣어 불편 없이 위아래로 움직인다면 넉넉한 크기다. 소매의 길이 역시 쉽게 지나쳐선 안 되는 부분. 셔츠 소매 끝은 손목뼈에서 아주 조금 밑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재킷을 입을 경우엔 재킷 소매에서 3.8㎝ 정도 내려오는 게 적절하다.
흰 셔츠 인기는 ‘올 봄 유행 색은 흰색’이라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압도적이다. 존 T 몰로이는 책에서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다른 색상의 셔츠를 입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모든 계층에서 지적이고 정직하고 성공을 거두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출간된 지 30년도 더 된 책이라고 딴죽을 걸지라도 흰 셔츠가 모든 타이와 수트에 어울린다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 각 사의 브랜드 매니저들도 검정 수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흰 셔츠를 빼놓지 않았고, 유행 색상인 흰색의 영향으로 이렇다 할 문양이 없는 단색이나 은은한 느낌으로 조직감을 살린 셔츠가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흰색의 뒤를 잇는 것이 옅은 청색과 옅은 회색 셔츠. 단계적으로 명도를 변화시킨 색상도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는 칼라나 소매에 스티치(바느질선)를 넣거나, 소매 끝 부분인 커프스와 목 단추를 나란히 두 개 배치하거나, 은은한 광택이 배어 있는 디자인도 눈에 띈다. 무늬가 있는 셔츠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줄무늬 셔츠다. 대체로 흰색 바탕에 줄무늬가 있거나 줄무늬의 굵기가 얇을수록 무난하다. 이때 줄무늬의 색상이 짙을수록 좋고, 피부색과 잘 어울리지 않는 회색 황금색 녹색은 피하는 게 좋다.
# 타이 선택의 기본은 길이
타이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색상이 아니라 길이다.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타이만큼 보기 흉한 것도 없다. 제대로 매었을 때 벨트의 버클에 닿아야 한다. 결국 키와 매는 방식에 따라 길이가 달라야 한다. 셔츠 칼라가 넓다면 삼각형 매듭이 비교적 큰 윈저 매듭을, 표준형 셔츠라면 중간 크기 삼각형 매듭인 하프윈저 매듭을, 표준형 셔츠 칼라에 길고 곧은 매듭을 만들고 싶다면 포인핸드 매듭을 선택하면 된다.
실크 타이가 대세라는 것은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 값이 부담이라면 실크처럼 보이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나 실크와 폴리에스테르를 섞은 혼방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색상으로는 역시 흰색 열풍의 영향을 받아 밝고 광택 있는 아이보리나 실버 색상의 타이가 인기. 여기에다 동일한 무늬가 같은 간격으로 반복되는 올오버(all over) 문양이 가장 두드러진다. 아메바 문양의 페이즐리 타이도 인기인데, 한때 미국에서는 중상류층이 즐겼던 스포츠 타이다. 진지한 느낌을 전하지는 않지만 단조로운 수트와 셔츠에 잘 어울린다. 게다가 올봄은 화려함이 다소 절제되고 단순함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할 것으로 보여 올오버와 페이즐리 타이가 포인트 아이템으로 각광받을 전망. 혹 물방울무늬 타이를 택한다면 무늬 색상이 셔츠의 색과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이 밖에 봄이라는 시기에 맞게 핑크 옐로 그린 등 화사한 색상도 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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