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이런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하긴 했었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괴수영화, 미박스오피스의 타이타닉처럼 전무후무한 엄청난 대기록을 세울 영화.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나 또한 봉준호 감독이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괴수영화를 찍어 전무후무한 엄청난 대기록을 세울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가족은 사실 공익 영화였다?
먼저 '괴물'을 보고 나면 새삼스럽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변희봉,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등 괴물 같은 배우들이 눈물 나는 가족애를 그려내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극장에서 나올 때 괜히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리고 싶어지더라.
'괴물'에선 한강 홍보도 한다. '괴물'의 배경인 한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한강이지만 괴물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한강은 절대 우리가 알고 있던 한강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개연성을 위해서나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나 괴물이 나타나는 장소로 한강을 선택한 것은 참 멋진 선택이었다. 물론 그것을 멋지게 그려낸 제작진의 노고 또한 만만치 않았으리라.
'괴물'은 우리 사회가 담고 있는 여러 문제점도 꼬집어준다. 꼬집는 부위가 다채롭고 꼬집는 강도가 약하지 않아서 찔리는 사람들은 꽤 아플 것이다. 다만, 찔리는 사람들 또한 '한국이란 나라가 뭐 다 그렇지'라고 생각할 것 같아 나도 카운터 꼬집기를 맞은 듯 짜증스러웠다.
덤으로 '괴물'은 자연보호의식 함양도 시켜준다. 난 앞으로 동네 개천에 과자 하나 안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이 영화를 본 다른 관객들도 앞으로 한강에 쓰레기 투척은 자제할 것 같다. 이 영화를 미군은 물론이고 모든 기업 필수 관람 영화로 지정했으면 좋겠다.
영화의 내용 못지않게 흥미로운 '괴물'의 괴물 같은 기록들
기록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기존의 기록들이 깨지고 엄청난 대기록이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괴물의 관객으로서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에 관심을 두는 사람으로서도 괴물은 너무도 흥미로운 영화이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태풍의 오프닝 180만 관객 스코어가 '괴물'의 260만 관객 오프닝 스코어로 깨지고, 태극기 휘날리며가 가지고 있던 최단기간 전국 400만 관객 돌파 기록 11일 또한 '괴물'의 7일 400만 관객 돌파로 인해 깨졌다.(최단 기간 서울 관객 100만 기록은 어느 영화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것도 '괴물'에 의해 깨진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 국내 박스오피스의 거의 모든 기록이 '괴물'에 의해 깨지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다만, 그 한계가 어느 정도일지 지켜봐야겠다. 또한, 해외흥행기록과 해외수상기록에서도 한국 영화사에 괴물과 같은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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