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이 반지전쟁 이야기 이전에 과 이 있음에도 독립적인 하나의 서사시를 완성했던 것과는 달리
워크래프트 영화는 스크린 위에서 아무것도 구축해놓지 않은 세계관을 과감하고 준비없이 풀어버립니다.
게임의 골수 팬보이들이 아니라면 전혀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당연하다는듯 늘어놓는 것이
마치 이 영화 이전에 또 다른 워크래프트 세계관 영화가 있었던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커다란 배경 세계를 억지로 표현하려 들다보니 그 설명은 부실하고 인물의 행동에 대한 동기나 내면 묘사가 너무나 얕고 가볍습니다.
그러한 인물 묘사가 붕 떠버리니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는 없고 '그렇게 됐다' 밖에 남지 않습니다.
마치 '너네들 얘들이 왜 이러는지 다 알잖아' 라고 하는듯이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묘사가 빈약해진채 인물들에게 공감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이야기는 둥둥 떠서 그저 흘러가고만 있었습니다.
차라리 1차 전쟁과 인물들에 대한 직관적인 스토리텔링을 전개하며 배경 세계관에 대한 떡밥 뿌리기가 좀 더 은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저같이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세세하게는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죠.-팬보이들이라면 뭐... 크게 문제 없었을지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했던 오크 CG는 너무나 완벽했습니다.
초반에 마이클베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대비는 조금 별로였지만 그럼에도 오크들이 진짜로 살아숨쉬는 듯한 CG묘사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사가 나올정도였습니다.
또 감독이 골수 와우저라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와우저라면 한눈에 알아볼만한 요소들도 곳곳에 있는것 같더군요(저도 몇가지는 알아봤는데 더 있을듯?)
특히 멀록 우는 소리는 왠지 반갑기까지 ㅋㅋ(근데 드레나이는 좀 그렇다)
하여간 워크래프트 첫번째 영화로써는 너무나 아쉬웠지만 일단 뭔가 이것저것 벌려놨으니 앞으로 후속작에서 어떻게 수습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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