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배경이 되었던 바닷 도시를 배경으로 매력적인 네자매의 잔잔한 이야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같은 세련됨은 없지만
90년대 따뜻하고 깔끔한 일본 감성을 느낄 있었던 영화.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다른 동생인 히로세 스즈의 성장 혹은 가족에의 동화되는 영화인줄 싶었으나
자꾸만 감정 이입이 되는 대상은 맏딸인 코우다 사치였다.
#첫 번째 장례식
아버지의 죽음.
친구의 보증을 선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것을 모자라,
도피해서 여전히 '사람만 좋아' 동정심으로 재혼, 그리고 삼혼을 한 아버지.
가정은 해체되고 동생들 그리고 집을 지키며 아버지,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했던 사치.
그때문에 아버지의 장례식은 가고싶지가 않았고,
야근을 핑계로 대소사는 똑부러진 사치가 해왔지만 덤벙대는 둘째와 아직은 애같은 셋째를 보낸다.
하지만 사치는 장례식에 도착한다.
가족들 대표해 인사를 할 사람이 마땅찮자 자청할만큼 책임감이 강한 성격대로,
아버지를 부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배다른 막내 히로세 스즈를 거둔다.
#두 번째 장례식
할머니의 제사.
사치를 꼭 닮았다던 할머니.
사치는 닮았다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했다고 했다.
그건 내팽겨치고 도망갔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남은 어머니를 따라가는 것을 방해했다는 할머니,
그것을 핑계삼아 역시 연락이 끊긴 어머니 등 정상적인 관심과 사랑이 끊기자
핏줄을 부정함으로서 자신의 상처를 보호하려는 회피애착이다.
하지만 이 장례식에서 결국 사치는 어머니와 부분적 관계 회복에 성공한다
나도 모르게 어머니가 하던 레시피의 요리를 하면서,
끊기 힘들고 끈끈한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울컥한다.
어머니의 작은 선물에 화답해 그동안 지킨 집의 보물인 매실주를 전달한다.
어머니는 삿포로의 집에 놀러오라고 하며 완벽하진 않지만 부분적 회복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장례식
이웃주민의 죽음.
이웃주민이면서 병원환자였던 식당주인의 죽음.
완전히 개인적이지도 않고 업무적이지도 못하지만
오히려 그대로 감정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인간적인 마주침을 하게 된다.
임종을 맞이해 시체가 되었어도 흉터와 안좋은 부분을 그대로 '긍정'하고
대하는 간호사와 의사를 보고 무언가를 깨닫는다.
억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는 법을.
덕분에 사치는 우유부단했던 유부남 남자친구의 관계를 매듭짓는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다.
자신의 귀를 닮았다는 배다른 넷째 동생을 인간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사치의 정서까지 완벽한 회복이 된다.
#그렇게 가정이 된다
사치의 가족은 사치가 아버지고 어머니였고 맏딸인 불완전이었다.
하지만 할머니, 아버지와는 이별을 통해 오히려 사치의 가족은 완전해졌다.
같은 핏줄을 이어 받은(할머니-사치의 외모-스즈의 귀) 스즈를 통해,
같은 정서를 이어 받은 레시피를 통해(할머니 어묵 카레, 어머니의 쉽게 요리할 수 있는 그것(생각안남), 아버지의 멸치 덮밥)
해체된 가정은 다시 구성된다.
아버지, 어머니 심지어 사감선생님 노릇을 하면서 여자 기숙사 같았던 공간은
이제 네 딸이 함께 지내는 가족의 집이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핏줄-부정(否定)-소통-부정(父情)이었다면,
바닷마을다이어리는 핏줄-부정(否定)-소통-가정(家庭 그리고 家情)이라고 할까
잡담 | 1317명이 읽었어요. 18.224.137.1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