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2차대전이 소재인 영화가 개봉한다고 해서 밀덕의 가슴이 흔들렸다. 최근들어 전세계 영화 산업에서 전쟁영화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중에 개봉하는 작품이라 더 기대가 되었다. 이 영화는 그동안 전쟁영화에서 보조적인 역할로만 나왔던 전차가 주 소재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개봉 전부터 티저와 홍보에서 빵형이 탑승하는 이지에잇셔먼과 독일군의 상징과도 같은 티거의 매치가 이뤄진다고 해서 월드 오브 탱크와 같은 호쾌한 전차전을 생각했으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화려한 전투가 아닌 전쟁의 참혹함과 허무함이 영화의 주제였던 것이다. 본격적인 전투씬에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상의 신체훼손과 처절함을 보여주었다. 연료에 불이 붙어 타죽어가는 전차병들과 포탄에 산산조각나는 병사들. 아이들까지 전쟁에 동원하고 사람들을 학살하는 SS친위대에 분노해 백린탄으로 태워죽이는 모습까지... 15세 관람가를 받은게 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스토리 또한 시작부터 동료가 사망해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사망한 동료를 대신해 들어온 신참 노먼 역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점점 망가져 간다. 영화 중반, 전차장인 빵형과 승무원들이 마을을 점령하고 식사를하며 PTSD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씬이야 말로 감독이 이 영화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 아니었나싶다.
여기까지라면 수작 반열에 들어갈 전쟁영화였겠지만 퓨리의 마지막 전투씬이 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영화의 마지막을 감성팔이로 마무리 했기 때문이다. 대전차지뢰에 의해 부서진 셔먼 1대로 무장SS 1개 대대를 막아서는 장면에서 할말을 잃었다. 물론 영화이기 때문에 극적인면을 강조할 수는 있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였고 연출마저도 중반부까지에 비해 너무나도 떨어졌다. 마치 람보1 과 이후작의 완전히 다른 것과 같은 괴리감이 이 한 영화안에서 느껴졌다.
'아쉽다' 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주제 의식도 좋았고 전차 내부에서 박진감 넘치게 행동하는 전차병들의 모습 또한 잘 구현되어 있었지만 결국 이 마지막이 모든걸 망쳤다. 물론 돈이 아까울 영화는 아니지만 마냥 아쉽기만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번역 병신, 연발로 나가는 총은 개인화기라도 무조건 기관총으로 번역, 50구경(M2) 30구경(M1919)를 50밀리 30밀리로 번역.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병신번역인 것은 반도의 종특인듯
+ 특이하게도 영화에 독일군은 나오지 않음. 끝까지 무장SS친위대와 싸움.
+ 미군 버프 400% 독일군 너프 25%, 셔먼이 독일 대전차포 매복에 걸리면 무조건 죽었다고 봐야하지만 Pak 40으로 보이는 대전차포의 포탄을 튕겨내고 육박해들어가는 기염을 토함. 또한 영화속에서 독일 대전차포와 전차의 명중률이 안습인데 실전에서는 2km 밖에서도 손쉽게 셔먼을 박살냈던 것을 생각하면 영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없었던것 같음.
+ 티거가 나온다길래 발지대전투나 아르덴공세같은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종전 직전인 1945년이 배경. 티거가 혈혈단신으로 혼자 매복해있다가 나오는데 이 시기에 티거를 이런식으로 굴려먹는 경우는 드물었음. 야크트판터가 나오야 적절했겠지만 임팩트가 없었겠지... 그리고 티거 전차장 병신. 영화보면 왜 병신인지 알게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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