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영화라면 인썸니아도 두 번이나 봤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인터스텔라는 기대보다 영 별로더군요.
특히나 러닝 타임 3시간은 이렇게나 길 필요가 있나... 할 정도로 좀 지겹고 버겁게 느껴지더군요.
우선적으로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놀란의 예전 영화에 비해서 드라마적인 측면이 굉장히 평이하고 약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고...
사실상 이야기의 핵심축인 고스트에 대한 비밀이 사실상 너무나도 흔해 빠진 클리쉐가 아닌가 싶어서 후반부로 가도 딱히 감흥이 생기지가 않더군요.
전체적으로 전반부의 우주로 향하기 전의 드라마는 너무 뻔한 늬앙스에 평이한 전개로 흘러가고, 후반부의 전개는 사실상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많더군요.
뭐. 내가 그 시나리오의 자문 맡은 박사들보다 과학적으로 더 잘 알리가 없지만...
우주로 떠나기 전의 지구 모습은 사실 우리들의 지구라기보다는
과학시술이 비대칭적으로 발달한 어느 평행 우주의 지구가 아닐까 싶고,
방정식을 풀어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뚝딱 우주 공간에 콜로니를 지을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가진 문명이 기후 환경의 변화에는 대처를 전지구적으로 못한다? 농담 따먹기를 하는 로봇과 동면 기술까지 갖춘 문명이?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살리기 위해서 선택적으로 감춘 부분들에 대한 설정이 전부 일그러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집중하기가 힘들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맥락이 잘 이해가 되지 않고, 그 늙은 박사의 선택이 결국은 플랜 B 밖에 없었다면 그걸 굳이 온갖 구라를 치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 만 박사처럼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면 그냥 구라 안치고 지원자들 모아서 플랜 B 진행했어도 어차피 그게 유일하게 남은 대안이라면 누가 뭐라고 할까요?
뭐, 웜홀이나 블랙홀이나 그 시각적인 부분은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과연 정말로 그렇게 생겼을까... 뭐 정확히는 그것을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전체적으로 우주 공간에 대한 묘사력도 당연히 소재가 다르니까 차이가 발생한거겠지만 그래비티만 못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웜홀이 나타난 이유나, 블랙홀 안에서 주인공이 겪는 일도 그렇고... 그냥 이야기를 그렇게 해야 하니까 그렇게 되었다고 밖에는 설명하기 힘들고...
만 박사가 벌이는 촌극도 뭐 그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일종의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있을테니까... 라고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냥 왜 저러지 하는 느낌...
개인적으로 놀란의 영화가 전체적으로 가지는 그 팽팽한 긴장감과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이해를 넘어서는 그 도약의 순간들을 좋아라 하는데... 저에게는 별로 놀란 영화 답지는 않더군요. 사랑이라는 것이 대단한 건 맞는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생각 밖에 안 듬. 놀란 영화 다운 부분은 뭐. 역시나 한스 짐머의 음악은 좋더라...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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