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 중에 느끼는 한가지가 있다면요, 사람들이 설국열차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실망이 큰 사람도 있고, 오히려 극찬을 마지않고 환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모든게 똑같이 영화값을 지불하고 본 사람들의 반응이니 어느 하나 틀린게 있겠나요?
그런데 이렇게 갈리는 사람들의 반응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데요
아무리 명작이라도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긴 쉽지 않죠
설국열차도 마찬가지고요 다양한 의견이 나올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설국열차를 비판하는 이들을 매도하며 지적 수준 운운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저는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설국열차를 옹호 해야하나 싶은 생각입니다
까놓고 머리 나쁜 사람은 이해를 못하는 영화 정도로 찬양하는 느낌인데요
설국열차가 대다수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여러가지 요소를 적절히 잘 담아냈다면 좋았겠지만
세간에 비평처럼 아쉬운 부분도 있거든요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봉준호 감독이 밝혔듯이 이 영화는 노골적인 정치 영화입니다
아예 대놓고 정치적인 생각을 내세우는 영화라고요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특별히 지적인 사고를 굉장히 자극시키는 영화라고 보기 어려운게 많은 부분을 직접 드러내놓고
얘기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은유가 있긴 하지만 어려운 해석을 요하진 않구요
감독 스스로가 인터뷰에서 수차례 밝혔듯 관객의 지적 사고를 자극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냥 통쾌하게 있는 그대로 보아 달라고요
사람들은 이 영화의 여러가지 요소를 자신들이 가진 배경지식을 활용해 해석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앞으론 더 심해질거구요 누가 더 그럴듯하게 설국열차가 미처 펼쳐내지 못한
이야기를 끌어내는지 경연이라도 하는거 같고요
이것 또한 입체적으로 즐기는 좋은 방법이니 나쁠거 없습니다 영화를 본 관객이 생각할 여지
를 많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해석과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 조각을 끼워 맞춰내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기본적은 완성도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착오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영화를 즐기는 다양한 종류의 방법 중 하나이지 그것이 영화를 보고 당연히 해야하는
임무나 과제는 아니잖아요?
영화를 즐기는 것은 좋으나 이런 현상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가 있나, 특히 그것을 이 영화의
모든 관객에 강요하고 매도할 필요가 있는가 의문입니다
메세지를 품었다고 무조건 좋은 영화는 아니고, 그것을 얼마나 매끄럽게 잘 조직했는지도
중요한 사항 아닐까요?
영화를 본 첫째날부터 예상 했지만 앞으로 대략 한달간은 엄청난 몸살에 시달릴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개봉 3일차니 몇해 전 인셉션이 개봉했을 때의 후폭풍보다 더 거셀거라 여깁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를 사람들에게 꼭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설국열차가 여러모로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직접적으로 얘기하자면, 어쩌면 국적을 초월해 영화사 전반에 명작으로 꼽힐만한 영화가
나올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여건이 봉준호 감독을 뒷받침 해주지 못한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영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현실적인 조건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절감하게 된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촬영기간 2개월 4주를 유독 강조하고 제작비 압박에 대해 토로하는 인터뷰를
보면서 만약 그가 원했던 적절한 환경을 제공 했더라면 설국열차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제 개인적으론 재미 없는 수작이라는 항간의 평이 마음 아프지만 일면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비록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고르지 않지만 봉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을 더욱 더 기대케 하는 영화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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