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부심을 거쳐 드디어 4년만에 차기작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김지용 (촬영) 감독과 신상열 (조명) 감독이 그려놓은
음란서생의 미장센은 전무후무한 우리영화의 비주얼 쇼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제작사인 비단길을 말아먹은 1등공신이기도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속성상 오래도록 회자될만한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흔한 낱말을 무색하도록 방자전은 딱히 대작이 없는
요즈음 극장가에서 안정적인 흥행성적을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전문블로그
레진닷컴(...)에서 분석한 바로는 거침없이 주연여배우의 웃짱을 까야한다는
그 소박하고도 명쾌한 진리를 이제서야 감독이 깨닫게 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영화의 기본 플롯은 우리나라 5천만 동포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고전중의 고전 춘향전의 얼개를 뒤틀어 놓은 내용입니다.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감독의 전작인 음란서생으로부터 빚을 지고있습니다.
좋게 보아준다면 감독 고유의 세계관을 창조해 나가면서 설정을 공유한다고
볼 수도 있고, 단순히 김대우 감독이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의 장치라고 말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액자구조의 이야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서방과 애체의 대담은 두말할 것 없이
음란서생의 윤서(한석규)의 필화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은꼴편,차갑게굴기 같은 요즘 세대의 비속어를 차용해 쓰는 것 따위는
이미 음란서생에서 써먹고 단물이 빠진 클리셰에 불과하지요.
김대우 감독은 전작의 시 to the 망을 되새김질하며 어떻게든 흥행과
창작의 저울추를 나눠들고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거품을 뺀(...) 현실은 제작비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분명한
화면 때깔과 어설픈 세트, 부실한 조명, 반복되는 로케이션 장소...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한채 삭감된 예산을 집행해야 했던 제작자의
아쉬움이 화면 곳곳에서 느껴진다고 두드리면 좀 오버겠지만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 그리고 기존의 춘향전을 다루는
어떤 영화도 감히 내딛지 못한 지점으로 한걸음 다가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변학도 役의 송새벽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내러티브 주체인 이서방(김주혁) 캐릭터는 상업영화의 히어로를 답습할 뿐이고
이곳 저곳 재해석된 입체적 인물상이 치고받고 어우러지지만
변학도가 등장하면서 극의 전개는 한달음에 박자를 바꿉니다...
정말이지 이 낯선 배우가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에 등장했었다는 사실도
엔딩크레딧을 보고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송새벽의 변학도를 보는 것 만으로 영화 표값은 빠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배우 두 명의 떡씬은 보너스 *^^* 수술 슴가와 자연산의 대결이 펼쳐집니다.ㅁㄴㅇ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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