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결과 흡족한 성적이 나왔을 수도 있고, 흡족하지 않은 성적이 나왔을 수도 있다. 중요하고도 슬픈 사실은 성적이 맘에 드는 사람이던지 맘에 안드는 사람이던지 '누구나' 좋은 시험 성적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의 의지, 각고의 노력, 효과적인 공부 방법 그리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그 누구나가 모두 그것들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해 성적의 차이가 나고 만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영화 산업에 종사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영화가 탄생하기 위한 요건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 탄탄한 연출력, 감칠맛 나는 연기 그리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등이 어울어진다면 좋은 영화가 탄생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기본적인 것을 모두 갖춘 좋은 영화가 탄생하는 모습을 일년에 몇번 보기 어려운 것이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영화 '의형제'는 앞서서 말한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하기 위한 기본 요건들은 준수히 갖춘 영화라 할 수 있었다. 억지스럽지 않게 잘 뽑아낸 이야기, 자칫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요령있게 풀어낸 연출력, 이젠 연기가 연기로 느껴지지 않을 경지의 송강호와 영화를 거듭할 수록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강동원의 연기등이 어색하지 않게 어울어진 덕분에 영화의 재미는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북파 간첩들의 작전 모습과 그 추격씬은 제법 흥분되었고, 송강호와 강동원이 뒹굴며 만들어낸 웃음도 적잖은 양이었다. 이런 흥분과 웃음을 관객들이 거북해하거나 억지스럽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잘 버무린 장훈 감독의 연출력은 특히 칭찬받을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간혹 준수한 모범생들중에 국영수사과중 어느 하나 특출나지 않고 모두 100점 만점에 85점을 받는 모범생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영화 '의형제'는 이처럼 모든 면에서 준수하지만 어느 하나 딱히 특출난 성적은 받지 못하는 모범생과 같이 느껴진다. 모든 면에서 흡족스럽게 느껴지느냐, 모든 면에서 2% 살짝 부족하게 느껴지느냐, 그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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