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기대한만큼 강렬한 영화는 아니였지만
괜찮은 영화였어요. 일단 별점은 5점만점에 4점
영화의 구조적인 뼈대는 단순합니다.
하지만 심리묘사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네요.
일단 전 이 영화의 상징은 후반부에 왕차이즈가 자전거택시를 타고
갈때 지켜보던 바람개비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장관도 왕차이즈도 결국은 바람이 불어야 도는 바람개비같이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모습으로 현실을 살아가고 있었으니까요.
전 이 영화의 주인공을 이 장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나는건 왕차이즈지만 실제로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인물은
이 장관이 였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 장관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 치하의 상황에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채로
점점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가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증오
그리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두려움, 현실에 대한 무게감을
왕차이즈와의 가학적인 정사를 통해서 분출되었다고 봐요.
쫓기는 듯한 표정으로 흔들리는 눈빛과 혼란스러운 행동으로
"온몸으로 아무도 날 이해해주지 않아. 난 사실 이런 날 원하지 않아"
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자신을 묵묵히 받아주는 왕차이즈에게 그는 사랑을 느낄수 밖에 없었겠죠.
그렇기때문에 "그 반지는 내것이 아니야" 라고 말했지만
결국 자신의 체제역시 안정된 것이 아니기때문에 그녀를 죽이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도 못합니다.
정말 불쌍한 사람이에요.
가장 외로울 남자이구요.
왕차이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누군가 끌어주거나 지시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그 모습은 처음 계획을 준비할때 부터
잠자리 연습을 가질때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하고 싶다고 하지 못하고
홍콩에서의 실패후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면서 3년간 무기력하게 살아가기만 하는 모습을 통해 계속 끊임없이 보여집니다.
이장관을 살려주는 것도 현재 자신의 바람이 이장관이였기에 그를 잃고 싶지 않아서 였다고 생각됩니다.
죽이게 된다면 다시금 목적을 잃어버린채로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게 될테니까요.
그녀는 마지막 의지인 자살조차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휴 보고나서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ps. 조금 정사씬은 약하게 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위화감이 들었던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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