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쉬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본 울티메이텀까지 세 편의 영화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 첩보 영화라는 것은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나처럼 본 울티메이텀이 개봉을 했어도 '보고는 싶은데 전작들을 못봐서...'라는 생각에 선뜻 영화관을 향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전작들을 구해서 보자니 그에 필요한 수고와 시간이 꽤나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그냥 본 울티메이텀만 보자니 전작들을 못봐서 재미가 떨어질 것 같고. 그래서 나처럼 '에이 그냥 나중에 DVD로 1, 2, 3편 묶어서 나오면 그때 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도 꽤 많았으리라. 그런데 우연찮게도 케이블 TV에서 방송중이던 본 슈프리머쉬를 찔끔 보게 되었고, 그 찔끔 본 것만으로도 이 시리즈물의 매력에 빠져버린 나는 서둘러 영화관을 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헐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못보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겠는걸?'
첩보 영화의 정점을 보게 되다.
그렇다. 지금 이 21세기는 변신 로봇과 거대 괴수, 소설에서나 보던 판타지 세계가 현실이 되고, 20세기부터 지금까지 주구장창 첨단 무기와 섹시한 여자들을 대동하고 다니던 제임스 본드와 이단 헌트가 전 세계의 악당들을 족치며 스크린을 활보하는 그런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한물간 한국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기억상실증'에 변변찮은 특수무기나 퍽 대단한 미남미녀 하나 나오지 않는 첩보 영화라니... 겉포장만 보면 참 별거 없어 보이는 영화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니 알맹이는 엄청난 영화였다.
본 울티메이텀은 별 다른 CG 없이 그저 단순히 쫓고 쫓기는 연출만으로도 대단한 스릴과 속도감을 제공한다. 인물들이 인파속을 헤매며 쫓고 쫓기는 장면마저도 왠만한 액션 영화들이 멀쩡한 도로에서 남의 비싼차 뭉개며 다니는 장면들보다 훨씬 긴박감 넘치고 재미가 있다. 또한 화려한 와이어 액션이나 연걸이형아가 수십대 일로 맞짱뜨는 듯한 쿵푸액션같은 것은 없지만 절제된 액션의 화려함과 박력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이 영화감독 관객들의 말초신경 자극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데?
이 영화의 유일한 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주고 싶은 본 울티메이텀이지만 이 영화에도 흠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화면의 흔들림이다. 이제 격렬한 액션씬이나 쫓고 쫓기는 추격씬에서의 헨드헬드 촬영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지만 인물들이 차분히 대화하는 장면에서조차도 끊임없이 흔들흔들거리는 화면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지 않았나 싶다. 나처럼 눈 나쁜사람은 퍽 보기 힘든 영화라는 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흠이다.
데... 데이먼 형아...
작년에 디파티드, 그리고 올해 오션스 써틴, 이번에 본 울티메이텀을 보면서 한결같이 느껴진 안타까움이 있었다. '다른 헐리웃 스타들은 짜증날 정도로 안 늙던데 맷 데이먼은 왜 이리 노쇠화(?)가 빠른가?' 물론 여전히 멋지고 잘생겼지만 이전에 찍었던 본 시리즈나 예전에 보았던 라운더스나 굿윌 헌팅에서와 같은 간지는 이제 없어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살짝 아쉽다. 아니 맷 데이먼이 정상이라고 치면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이런 애들은 왜이리 안 늙는거야?
본 울티메이텀 그리고 그 이후...
본 울티메이텀을 보기 이전부터 본~ 시리즈가 5부작으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었다.(기사였는지 단순한 인터넷 설레발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그때는 뭐 늘리던지 말던지 하고 넘어갔었는데 본 울티메이텀을 보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정도 퀄리티로 4편을 만들 수 있다면 당장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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