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직도 뒷맛이 씁쓸한 게임이었네요
저는 라오어1을 정말 재밌게 플레이 했고 라오어2를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 중에 하나였습니다.
라오어2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가 들릴때도 그래도 너티독인데…. 하고 자기 세뇌를 시키면서
스포가 되는 이야기들은 하나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막상 게임을 다 끝내고 나니 남는 것은 불쾌감이네요
기생충을 본 후와는 다른 불쾌감으로 마치 소중한 것을 잃은 듯한 느낌입니다.
이 게임은 정말 플레이어에게 불쾌감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여럿 보입니다.
아마도 파격적인 도전이라 생각하고 만들었겠지만, 저에게는 고통이었네요
뭔가 공허한 느낌을 달래보려고 알지롱을 비롯한 커뮤니티에서 라오어2에 관한 글들을 읽어봤지만, 채워지지 않아 제 느낌을 공유, 배설하고자 이 글을 썼습니다.
죠엘과 엘리는 라오어1의 플레이어에겐 나와 내 가족 그 자체였습니다.
플레이어에게 죠엘과 엘리가 느끼는 감정과 유대관계가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에 이 작품은 명작이었습니다.
라오어1에서 죠엘(플레이어)이 엘리를 구할지 아니면 백신을 위하여 엘리를 두고 떠날지 선택할 수 있게 했어도, 거의 대부분이 엘리를 구하는 선택을 했을 겁니다.
대의고 돌팔이 의사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엘리는 죠엘에게 모든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이 선택에 대해서 라오어2에서는 갑작스럽게 대가를 치르라고 합니다.
물론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는 대가를 치뤄야하고, 라오어1에서 죠엘과 엘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사람들이 악인이었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단도에 목숨을 잃었죠. 이것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이 생존은 라오어1의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저는 파이어플라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생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파이어플라이는 대의가 아니었습니다.
쾌활하고 동물과 가족을 사랑하는 유일한 백신 제조자 제리 이야기에서 잘 나타납니다.
백신 샘플 채취를 위하여 유일한 면역자의 뚜껑을 그렇게 쉽게 따느냐에 대한 의문은 차치하더라도,
제리는 너의 딸(애비)이 엘리 상황이었어도 뚜껑을 딸꺼냐는 마를렌의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함으로서, 대의와 선역 코스프레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내 딸이었더라도, 그렇게 해야하겠지.’ 라는 말을 했더라면 그나마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내딸은 안되는데 라는 스탠스를 취함으로서 내로남불의 유전자가 제리로부터 애비에게 전해졌음이 밝혀지는 대목입니다.
물론 너티독에서는 가족을 희생할 수 있는 냉혈한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딸을 사랑하는 아빠로 꾸미고 싶었겠지만 실패했죠.
하지만 애비는 복수를 위해서 자신을 구해준 죠엘을 잔혹하게 죽이고, 엘리와 토미를 살려주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면서 게임이 전개되며, 엘리의 복수에 초점을 맞춰서 플레이어를 공감시키다가 제시가 죽고 토미가 인질이된 절체절명의 순간에 애비로 바꿔 플레이하게 하는 고통을 선사합니다.
정말 1도 안궁금한 오언을 데리러 수족관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길었고, 갑분섹과 누나와 엄마를 선지자 곁으로 보내놓고 아무렇지 않아하는 사이코패스 발암캐 레브를 겪으면서 모든걸 내려놓고 게임을 플레이 헀습니다.
종반부에 엘리와의 격투신은 게임제작자가 사디스트가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였으며,
토미의 니가가라 하와이, 디나의 통수치기, 엔딩에서 애비와 최종 격투와 용서까지…. 아무도 감정이입이 되는 캐릭터가 없었네요
한동안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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