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형네 집에 놀러갔다 처음으로 접한 삼국지3는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당시는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 게임이 어렵게 느껴져 에디터를 사용했는데
에디터 방식이 무장의 무력 지력 정치력 매력값을 입력하면 해당 파라미터로 무장을
식별하여 능력치를 바꾸는 방식이였다
그러다보니 에디트를 위해서는 무장의 4능력치를 어딘가에 적어야 했는데(도스라 알트탭 안 됨)
삼국지에 미쳐있던 나는 전무장의 일람을 띄워놓고 공책에 손으로 한명한명의 능력치를
전부다 적어버리고야 만 것이다
당시 공부를 너무 안 해서 1년동안 공책 1권을 다 못 썼는데
삼국지 무장으로만 공책 반권가까이를 채워버렸고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내가 처음으로
공부를 하는줄 아시고는 기특하다며 알파기지로보트 장난감을 사주셨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2. 대항해시대2
초딩시절 친구가 디스켓에 넣어 카피해준 대항해시대2를 접하면서
학교에서조차 한 번도 안 펴본 사회과부도라는 교과서를 처음으로 폈고 유럽이 어디고
아프리카가 어디고 우리나라는 어디있고 처음으로 세계관에 대한 인식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아마 대항해시대2를 안 했으면 나는 아직도 엥간한 나라들은 어디 붙어있는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게임성, 스토리, 음악, 디테일 등 그 어느것 하나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완벽한 게임을
플레이 하며 나는 그 뒤로도 세계지리는 항상 100점을 받는 기염을 토해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그때 나는 초딩6학년으로 한창 성에 눈을 뜰 나이였는데
야설조차도 구하기 힘든 사회적 배경상(인터넷 없었음) 카탈리나 에란쵸는 내 주체못할 성욕의 배출구가 되어주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쯤 연쇄강간범으로 감옥에 들어가있었으리라
고마워.. 카탈리나.. 내 첫사랑..
3. 에어 매니지먼트2
코에이에서 만든 최초의 경영시뮬레이션
항공사를 운영하는 게임인데 에어 매니지먼트1은 못해봤다
보잉, 맥도널드더글러스, 에어버스사 등 실제 비행기 메이커가 등장하여
그들로부터 비행기를 구입, 전세계로 노선을 편성하여 사업을 키워나가는 게임
비행편의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좌석수와 서비스의 질 등을 결정 할 수도 있는 등
상당히 디테일이 깊은 게임이였다
나는 어린 마음에 한글로 나오는 이 게임이 국산게임인줄만 알고
좆밥도시 서울에 본사를 차렸다가 좆망하고 도쿄에 본사를 차려야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일본 욕을 참 많이도 했는데(이유: 한국 안 좋게 나와서)
지금 전범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 켈트의 전설
중딩때즈음엔 피씨파워진(구 피씨챔프), 게임피아, 브이챔프 같은 게임잡지가 유행했는데
이 게임잡지를 사면 정품게임씨디를 부록으로 줬었다
그래서 게임씨디를 얻으려고 잡지를 사는 사람도 있었는데 정말 순수하게 잡지가 아니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을 길이 없어서(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때는 인터넷 없었음)
잡지를 사는 사람도 많았다
아무튼 어느날 어느 잡지에서 켈트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부록으로 줬는데 이게 또 한 번
나에게 신세계를 가져다준 게임이였다
삼국지처럼 나라를 운영하면서도 캐릭터 한명한명에게 아이템을 줄 수 있고 스킬이 있고
룬을 조합하여 기술을 쓰는 등 정말이지 게임 하나에 온갖 재미있는 요소가 구석구석 배치되어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게임의 진행은 여러 영웅들이 각자 저마다의 세력을 세워 절대악인 발러에게 대항한다는 설정인데
게임 하다 보면 이 발러라는 새끼가 부하를 보내서 세금을 걷으러 오는데 이새끼가 초반엔 존나 쎄서
억지로 세금을 뜯기다 영웅 레벨 어느정도 오르면 개겨서 세금을 안 줄 수 있다
다른 세력들 다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면 발러가 직접 정예병을 이끌고 쳐들어오는데
이 때 여지껏 개발해놓은 도시 다 개발살이 나고 그 허허벌판에서 최후의 전투를 치르게 된다
어린 마음에 열심히 심시티 해놓은 마을 다 박살나서 진심으로 발러 개새끼 씹새끼 욕을 하며
최후의 전투를 치른 기억이 난다
5. 원조비사
원조비사 하면 두말 할 것도 없이 오르도가 먼저 튀어나와야 남자라고 할 수 있지
이것도 성에 막 눈을 뜨기 시작하던 무렵 처음 접하여 오르도 실행시 나오는 그림을
딸감으로 많이 삼곤 했다
개중에 존나 못생긴 진리녀들은 오르도에 안 넣는다고 해도 스스로 막 기어들어왔는데
이런애들이 또 임신은 기똥차게 잘해서 애들을 쑴풍쑴풍 잘 낳아주었다
게임 자체는 삼국지에 비해 많이 단순했지만 맵이 넓고 그놈의 오르도로 계집들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에 꽤 오랜시간 즐겼던 것 같다
훗날 징기스칸 시리즈의 토대가 되었지만 원조비사만은 못 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 게임 우리나라에 정발 될 때 이름이 원조비사 - 고려의 대몽항쟁 이였음
그 외 로얄블러드, 수호지천도108성도 잼있게 했는데
나이 먹어서 그런지 이젠 힘들어서 글도 길게 못 쓰겠다
아재는 이만 추억팔이 그만하고 사라진다
삼국지13이 아무리 좆같아도
어린시절의 코에이는 언제까지나 내 가슴속의 가장 소중한 친구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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