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거 같은데 위근우 칼럼 재밌네요
맨붕시티 - 1. 맨시티 네 이놈들! 2. 웬일로 조직력 있게?
‘멘탈 붕괴’의 줄임말인 ‘멘붕’과 맨시티의 합성어. 엄청난 화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불거지는 맨시티의 내부 조직력 문제를 짧게 압축한 단어다. 화용론적으로 이 단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첫째, 나는 맨시티의 경기를 쭉 지켜봐온 사람이다, 라는 의미와 둘째, 나는 맨유 팬인 너에게 호의적으로 다가가고 싶다, 라는 의미를 갖는다. 경기는 맨시티의 승리, 그것도 의문의 여지없는 승리였다. 이럴 때 맨유가 잘했다는 식의 위로는 팩트로도 틀렸고 위로로서도 별 가치가 없다. 즉 맨시티가 그 날 경기에서 잘하긴 잘했지만 클래스는 맨유가 앞선다는 의도로서 상대방을 높여줄 수 있다.
시세 - 1. 맨시티 우승 저지의 마지노선 2. 나 첼시랑 뉴캐슬 경기도 봤음
시세(時勢)가 아닌 뉴캐슬의 공격수 파피스 시세. 앞으로 맨시티의 우승에 가장 큰 걸림돌은 뉴캐슬과의 경기이다. 여기서 단순히 ‘뉴캐슬 요즘 잘하던데’라고 하는 것보다 최근 첼시와의 경기에서 성공한 UFO 슛을 비롯해 물 오른 플레이를 보여주는 시세를 언급함으로서 첫째, B에게 구체적인 희망 고문을 하는 동시에 둘째, 맨더비처럼 화제가 되는 경기 외에도 꾸준히 프리미어리그를 보고 있는 척 굴 수 있다. 특히 앞서 말한 UFO 슛 같은 연관 단어는 같이 외워주는 게 좋다.
리버풀 - 1. 내가 응원하는 팀 2. 이제 그만하자
1892년 창단된 유구한 역사의 클럽. 프리미어리그 팬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동정을 살 수 있는 마법의 단어. 리버풀은 맨유와 함께 영국 프로축구의 역사를 대표하는 전통의 클럽이자 부동의 빅4를 유지하던 팀이지만 지난 09-10 시즌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빅4로부터 상당히 멀어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툭하면 후반에 역전을 당하는 모습이 팬들의 정신 붕괴를 가속화하여, 타 팀 팬들에게 종종 조롱 혹은 동정을 사고는 한다. 이 단어는 말하자면 영어 기초 회화에서의 ‘Good Bye. See You Again’과 비슷한 것으로서 첫째, 내가 지금 너를 위로하지만 나만큼 힘들겠니 그러니 여기서 그만 하자, 라는 의미와 둘째, 어쨌든 너는 맨유 팬, 나는 리버풀 팬, 나중에 다시 축구 얘기를 해보자, 라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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