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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2016년 가장 섬세했던 멜로물이라고 생각되네요. 두 배우의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주인공들의 감정의 변화, 충돌, 눈빛과 호흡까지 촘촘하게 묘사되어 동성애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감정을 충실히 따라갈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데드풀

  올해는 유독 기대에 못 미치는 히어로/SF 영화가 많아서인지 이 영화가 유독 귀하게 느껴졌네요. ‘시빌 워’와 ‘데드풀’ 중에 고민을 좀 하긴 했습니다. ‘윈터솔져’였다면 더 역전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당연히 재미있어야 하는 영화보단 기대를 저버리고 재미있던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많이들 재미있게 보신 영화라 짧게 제 인상을 되짚으면, 청불딱지 깔고 거침없이 쏟아내는 유혈낭자와 더티토크가 매우 속 시원했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대니쉬걸

  영화 내용 자체는 엄청 흥미롭거나 빼어나지는 않지만 ‘에디 레드메인’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사실 아카데미에서 ‘디카프리오’대신 ‘에디 레드메인’이 남우주연상을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요. 대신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받았죠. 내용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몸을 불사르는 ‘에디 레드메인’을 전적으로 지탱해주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밸런스에 혀를 내두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동주

  사실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을 매우 좋아하는데, 일제강점기를 그린 ‘동주’ 또한 저에겐 당첨이었습니다. 힘든 시대 속에 배어 나오는 ‘윤동주’라는 인물 개인에 대한 묘사가 매우 뛰어납니다. 윤동주라는 사람과 윤동주의 시가 가진 감성을 이해하는데 이만큼 좋은 영화가 있을까 싶네요.

무스탕 - 랄리의 여름

  올해 가장 인상깊었던 제3세계 영화였습니다. 전개도 따라가기 쉽고 많은 생각을 던져주지만,무엇보다도 눈부신 젊음을 뿜어내는 주인공들과 이들을 옭아매는 불합리한 전통의 폭력성이 만드는 대비가 인상적인 영화였네요.

인생은 아름다워

  제 시대의 영화는 아니지만 운 좋게 재개봉을 하여 보게 된 영화였네요. 제가 무슨 말을 더 할까 싶을 정도로 이미 마스터피스의 반열에 오른 영화이죠. 이 시대의 사람들은 표현하지 못할 것 같은 순수함과 감동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곡성
  최고다, 최악이다 정말 말이 많던 영화인 곡성입니다. 제게는 올해 가장 강렬했던 한국영화로 기억됩니다. 컬트적인 요소로 점철된 영상과 스토리도 강렬했지만, 시종일관 숨돌리지 못하게 쏘아대는 전개와 구성이 강렬하게 다가왔던 영화였네요. 탁월합니다.

우리들

  이곳에서 추천 받아 보게 된 영화네요. 일단 좋은 영화를 추천 받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신인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묘사가 탁월합니다. 대부분이 겪어봤고, 지나왔을 어린 마음을 표현했기에 주인공들의 행동과 사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이 인 더 스카이

  색다른 방향에서 접근한 전쟁영화 입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전쟁 이면에 피해 받는 개인들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매우 정적인 영화지만 그 속에서도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 것이 신기한 영화였네요.

라라랜드

  2016년 말에 제대로 된 방점을 찍는 영화입니다. 꿈과 사랑이란 주제를 복합적으로 끌고 나가면서도 어느 하나 처지지 않는 균형 감각도 훌륭하고, 고전 명화의 동화적인 감성도 잘 끌고 온 것 같습니다. 음악과 영상미 둘 다 만족스럽고 점점 달아올라 마지막에 터지는 한방까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였네요.

다 쓰고 보니 상반기에 영화가 많이 몰려 있네요.
물론 하반기에 우디 앨런의 신작도 개봉했고, 설리나 밀정, 캡틴 판타스틱처럼 꽤 볼만한 영화들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라라랜드가 없었다면 아쉬운 2016년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굵직한 한국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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