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서부
올랜도 클리퍼스
보스턴 휴스턴
디트 미네
인디 유타
클블이나, 오클라호마 같이 네임 밸류에 따라서 로스터를 아예 갈아버린 팀들은 아직 성적이 기대만 못 하죠. 사실 이건 지난 시즌 골스도 그랬습니다. 이미 완성된 시스템에 케빈 듀란트라는 역대급 공격수를 데려온 것 치고는 영 안 맞았죠. 새로운 선수가 전술에 녹아드는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잘 하는 팀들을 보면 아예 영입이 별로 없어서 전술에 익숙한 로스터 그대로 나가던가 (올랜도, 디트) 큰 영입이 있었지만 팀이나 감독의 확고한 전술이 원래 지배 하고 있던가 (보스턴-브래드 스티븐스, 휴스턴-댄토니, 미네소타-티보두, 유타-퀸 스나이더) 아니면 그냥 한명이 미쳤던가 (클리퍼스의 그리핀, 올랜도의 애런고든) 정도입니다.
이렇게 보면 저 순위표에서 인디가 잘하고 있는건 정말 미스테리인 셈입니다. 이번 시즌 인디의 에이스인 올라디포와 사보니스는 지난 시즌 서부 6위팀의 (망한) 2옵션이자 루키 빅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선수(에 칸터까지)를 내보내고 서브룩+폴조지+멜로의 빅3를 구성한 오클라호마는 지금 4승 3패로 서부 공동 7위로 인디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냥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인디 경기를 한 번 봤는데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박스 스코어에서 인상깊은 부분과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경기 나온 마일스 터너 제외하고, 주전으로 뛰고 있는 다섯명의 성적을 보면 매우 고르게 득점 리바 스틸 등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면 1옵션은 명백히 올라디포지만 야투시도는 비교적 고른 편이구요.
테디어스영이나 보얀 보그다노비치는 원래 딱 이정도 하던 선수들이었고, 확실히 플러스가 된 것은 대런 콜리슨의 인생 시즌(이번시즌 제외 통산 야투율이 .47 정도 / 이번시즌 야투율 .53)과 올라디포와 사보니스의 성장입니다.
올라디포는 원래 운동능력이 좋고, 림과의 거리에 상관없이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핸들링과 비전이 떨어지고, 야투가 불안정한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이번 시즌엔 림어택과 3점 성공률이 월등히 향상됐고, 비율도 늘어난 편입니다. 제가 볼때는 거기엔 사보니스의 힘이 크다고 봅니다.
인디의 공격은 통상적으로 탑에서 올라디포와 사보니스의 투맨게임으로 시작합니다. 사실 올라디포가 아니고 콜리슨이든 보그다노비치든 누가 핸들링하건 사보니스가 탑이나 엘보에서 투맨게임을 걸어줍니다. 요즘 시대야 하이에서 픽이 한 번 걸리는건 어느 팀이나 수월하게 수비해내니까요, 상대가 빠르게 대처해서 핸들러의 동선이 막히더라도, 사보니스가 재차 핸즈오프를 해주거나, 재빠르게 바운드패스가 나오는 동선으로 이동해서 공이 고립되지 않게 막아줍니다. 거기서 본인의 슛거리가 짧기때문에 롱2로 마무리 할 능력은 없지만, 기동력과 로포스트 스킬, 그리고 비전이 괜찮아서 림이 열렸을 때 직접 마무리 하거나 롱2나 3P가 가능한 테디어스 영이나 보그다노비치, 콜리슨에게 와이드 오픈 찬스를 제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최근 2경기 평균 5.5 어시)
거기다 리바운더로서의 자질이 탁월해서, 블레이크 그리핀 같은 악어형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11.1리바씩 따내고 있는데요. 운동능력과 윙스팬은 부족하지만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뛰어올라서 공을 걷어내는 능력이 좋더군요. 새크와의 경기에서도 뛰어난 리바운더인 WCS, 쿠포스, 랜돌프 사이에서 홀로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리바능력이 부족한 인디가 평균 44리바로 상대팀과의 리바 경쟁을 이겨내는데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보니스 아마시절 평가글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33082)
팔이 짧고, 운동능력이 그저 그래서 그런지 블락능력은 매우 부족하지만, 기동력이 좋고 수비적으로 움직임이 풍부하고 좋습니다. 공수 전반 팀적 기여도를 합치면 거의 뭐 현재로서는 인디애나의 알 호포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상태일 정도죠. 인디의 약진에는 스코어러로서의 올라디포의 각성, 대런 콜리슨의 인생 시즌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사보니스의 기여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보니스처럼 호포드도 현재 브래드 스티븐스의 시스템 농구의 핵으로 가동중인데요. 클블로 간 크라우더가 25분 7득점 3리바 밖에 못 하는 앨런 크랩급 선수로 전락한 것과 보스턴으로 간 어빙이 우려에도 불구하고 34분 22득 6어시에 가까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점이 극명하게 비교됩니다. 어빙은 전시즌 대비 3점슛률이 6%나 줄었는데도 전 시즌과 비슷한 TS와 PER을 기록 중입니다.
여기에는 아마도 클블시절보다 월등히 좋은 스크린과 핸즈오프를 제공하는 호포드와, 오픈시 더 위협적인 득점원으로 기능 중인 보스턴의 동료들의 힘이 크다고 봅니다. 호포드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스크리너이자 피딩능력을 가진 빅맨(이라고 합)니다. 보스턴의 로스터가 사실상 호포드 제외하고 완전히 갈렸는데(주전 백코트 IT와 AV의 이적, 스마트는 감량하고 롤이 변화, 벤치 빅맨인 올리닉과 아미르 존슨의 이적 등) 여전히 팀 셀틱스의 색채가 유지되고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브래드 스티븐스의 1핸들러 1빅맨 농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호포드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올라디포와 어빙의 선전, 그리고 호포드와 사보니스의 기여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능력이 안되서 좋은 글 하나를 링크합니다. 제가 매니아에서 구독하는 몇 안되는 분입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70125
앞으로 중계를 볼 때 돌파로 득점을 창출하는 스코어러보다 그 옆에서 어떻게 빅맨이 기여하는지를 더 유심히 관찰해야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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