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외 받는 게 엄청 고액이니까
학생 세 명 모아서 나눠서 내는 그런 거였는데효
그 양반 덕분에 논술용 글을 쓰는 방법을 많이 배웠음니다
같이 과외 받던 애 중에 전교 탑 여자애 글이랑 자꾸 제 글이랑 비교하며
너는 너무 글을 현학적으로 쓴다,
단어들을 어렵게 고르지 마라,
풀어내는 논리를 특출나게 가져가지 마라 그러면서
그 여자애 글은 단어도 쉽고 참 잘 읽힌다고 칭찬했었거든효
그러면서 그 때는 별로 대수롭잖게 넘어갔던 말씀을 하셨는데
'양비론은 제대로 펼치기 어려우니 논술할 때 절대 쓰면 안되고,
그와 별개로, 양비론 그 자체로는 비겁한 것이다'
라고 하셨거든효
그 때 듣고서, 아, 이쪽 의견 저쪽 의견을 모두까기 하려면
양쪽을 다 틀어막을 수 있는 난공불락의 대안을 내야 하기 때문이겠거니 하는 부분은 이해를 했는데
왜 비겁하다고 하지? 라는 의문은 있었거든효
근데 삶을 살다보니까 양비론을 펼친다거나
'그러는 너는?' 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깨닫게 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네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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