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네, 사자."
약간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허무한 기분일 줄은 몰랐다.
얼마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평소 활동하던 동호회에 애지중지하던 은쿠비(... the love♡)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고.. 이내 곧 연락이 왔다.
'허리, 허리! 남자는 허리~!'
"여보세요?"
"내일 뵙겠읍니다."
'뚝-'
나의 은쿠비를 산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내일 만날 약속을 잡고 있자니, 은쿠비와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슥-'
이내 나는 차 키를 들고 주차장으로 걸어나와 품에서 담배 한개비를 꺼내 입에 문다.
"은쿠비..."
은쿠비에게 뭔가 하려던 말이 있었지만, 이내 속으로 삼키고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빤다.
'칙- 스읍- 하...'
다음 날 아침.
은쿠비를 데리고 약속장소로 나왔다.
그동안 나의 발이 되어 주었던 은쿠비를 오늘 다른 사람에게 떠나 보낸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 구석이 휑 하니 찬바람이 부는 느낌이다.
약속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두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이 사람들이구나...
나는 멋쩍게 웃으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서 왔드래요?"
"아, 저희는..."
"키 주세요."
빨리 인증샷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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