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는 그녀의 발 사이에 놓여있다.
능청스럽게 주으려다가도 망설임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네 누나 이제 찾았어요"
정신차리고 수저를 주으려는데 다리가 살짝 벌어진다.
"힘들지 창명씨?"
"아 아니예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선은 그녀의 매끄러운 다리를 핥는다.
수저를 줍다가 나도모르게 손끝이 최사장의 발목을 닿았다.
손이 닿은걸 모르는지 최사장은 가만히 있는다.
"네 부르셨어요?"
빨리 들어온 종업원이 야속하다.
황급히 허리를 펴며 수저를 종업원에게 준다.
"수저를 떨어뜨렸는데 여기 수저하나 새로 주세요"
"더 필요한건 없으시고요?"
"네 수저만 있으면 돼요"
종업원이 금새 새 수저를 가져온다.
"창명씨 허리가 유연하지 않은가봐 ㅎㅎ"
"왜요?"
"무슨 수저를 그렇게 오래 주워 ㅎㅎ"
"아녜요 저 허리 엄청 튼튼한데!!"
"튼튼한거랑 유연한거랑은 다르지 ㅎㅎ"
"하긴 그거야 그렇죠."
"실망인데 창명씨?"
"남자가 유연할 필요 있나요~ 튼튼하기만 하면 되지"
술이 좀 들어갔는지 나도 모르게 너스레를 떤다.
너스레가 싫지 않은지 최사장은 계속 웃고있다.
"난 아직도 허리 유연한데 ㅎㅎ"
"뭐야~ 아까 수저도 못주으시더니!"
"그건 원피스가 꽉 껴서 그런거구~"
최사장이 소녀처럼 앙탈을 부린다.
"와 누나 몸매 좋은줄 알았는데 옷이 작아요?ㅎㅎ"
"내가 날씬해서 그렇지 은근히 꽉찼거든"
그녀가 능숙하게 받아친다.
"아 누나"
"응?"
"아까 죄송했어요"
"뭐가?"
"아까 수저 줍는데 위치때문에 실수로 누나 발목 건드렸거든요"
"진짜? 난 알지도 못했어 ㅎㅎ"
"느낌났을까봐 걱정했는데 아니면 다행이구요~"
"TV에서 봤는데 발목은 닿는 느낌이 잘 안난다고 하더라"
"진짜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발목에 뭔가 닿았다.
테이블 아래를 볼 필요는 없었다.
그녀의 발인걸 알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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