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한병정도 마십니다"
최사장은 내 잔을 가득 채운다.
"에이~ 거짓말하는거 봐 ㅎㅎ"
"아니예요 누나 진짜 저 술 잘 못해서 힘들때가 많아요"
"이 일 하면서 술 못마시면 힘들텐데 술취하면 챙겨줄 사람도 없으면서 고생이 많네"
"그래도 최사장님 아니 누나 덕분에 근근히 살죠~"
"창명씨 말하는거 봐 ㅎㅎ 귀여워. 자 한잔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소주가 낯설다.
오늘은 술을 잘 안받을 모양이다.
"자. 안주도 먹고"
최사장은 아까 한입 베어물었던 어묵을 내민다.
최사장의 깔끔한 치아가 베어내려간 자리는 붉게 물들어있었다.
한입 베어물자 최사장이 웃는다.
"아니 남자가 이게 뭐야 ㅎㅎ 창명씨 입이 짧은가?"
남아있던 어묵의 아랫부분이 최사장의 입속으로 쑤욱 들어간다.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게걸스럽지 않다.
오히려 어묵이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참이었다.
"창명씨?"
"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ㅎㅎ"
"아 아니예요ㅎㅎ 어묵을 맛있게 드시길래"
최사장이 웃는다.
최사장의 얼굴에 붉은 달이 뜬다.
아. 품고싶다. 술을 마셔서가 아니라 최사장은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여성이었다.
아랫도리가 묵직해졌다.
'탱!'
수저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어머. 나 취했나봐. 창명씨 나 수저 하나만"
"아 네 누나"
테이블 아래 붙은 수저통을 열자 젓가락만 가득이고 수저가 없다.
최사장은 슬쩍 보더니
"종업원 불러야겠네" 하며 벨을 누르고는
떨어진 수저를 주으려 한다.
훤히 보이던 골이 이제 대놓고 쏟아진다.
몸에 잘맞는 원피스에 쌓인 그녀는 불편해보인다.
"제가 주을께요" 하며 허리를 숙였다.
테이블 아래로 허리를 숙이자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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