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학교 전공이 정보보호과 였거든요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주제에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공학에 임하는? 그런 수업이었던것 같은데.
그 수업 교수님이 레포트를 하나 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같은학년 복학생 형을 딱 찍으면서. "자 지금부터 쟤를 서버 관리자로 지정하겠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쟤가 관리하는 서버의 관리자 권한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얻어내면 좋은 점수를 줄께"
"단 저 관리자를 협박하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선에서 해라 ㅋㅋㅋㅋ"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엔 그 서버가 엣날서버라 해킹 프로그램(Exploit)이 먹혀서 손쉽게 관리자 권한을 얻고
이제 레포트 쓰고 끝내야 겠다 헤헤.. 이러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여학생들부터 시작해서 막 죄다 어떻게 했냐고 달라붙고 소문이 퍼지더니
그 수업 모든 학생들이 죄다 똑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걸로 결과보고서를 만들고 있더라구요.
아... ㅅㅂ 좆됐구나.. 하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서버 관리자로 지목된 그 형이 소식을 듣고는 상황극에 과도하게 몰입해서.
진짜 시스템 관리자가 된냥 자존심이 상했는지. 취약했던 서버를 패치해버리더라구요 -_-;;;;
어차피 보고서도 단일화 되서 가망이 없다 싶어서. 이번엔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형들한테 부탁해서 서버관리자 형을 잠깐 밖으로 불러내라고
그럼 내가 그 형 컴퓨터에 키로거를 깔겠다고 해서. 결국 원하는대로 됐고.
관리자 패스워드를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형한테는 "형 죄송해요; 이 방법 밖에 없더라구요 T_T" 라고 키로그를 설치한 사실을 말씀드리고
이건 물리적 보안에 대한 취약이라 생각하고, 그 주제로 레포트를 쓰고 있었는데.
그 형이 화를내면서
"야 이게 무슨 물리적 보안이냐 이건 배신이고 뒷통수야 인마 학점을 따겠다고 형 뒷통수를 쳐?" 하면서
확 돌아서 가더라구요. 그리곤 본인 PC를 포맷하고 절 그 동아리실에 들어오지못하게 막고
학점때문에 형뒷통수놈이라고 말하고다니더군요
그래서 전
"아니...형.. 이거 실제상황이 아니라. 형은 가상 상황에서 서버 관리자고.
저 역시 가상 상황에서 공격자로써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할수있는 일들을 한건데.
왜 이렇게 몰입하시냐고.. 실제 상황이라면 당연히 제가 그랬을리가 없지 않겠냐고 했는데"
화를 끝까지 안풀더라구요.
지금까지 그형과 연락도 안하고 서먹하게 지내게 됐습니다.
근데 아직도 모르겠어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잡담 | 1451명이 읽었어요. 3.144.24.1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