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6 터보 시대의 첫 대회에서 각 팀의 세컨 드라이버가 모두 포디움을 차지하는 진귀한 광경이 일어났습니다(니코가 세컨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 갈리긴 하겠습니다만...그래도 보통은 해밀턴을 메인으로 보죠). 그리고 그 중 한명은 페텔 서포터급으로나 보이던 리카도에, 또다른 한명은 F1 첫경기를 치른 마그누센이라니.
중후반이 좀 루즈해보이긴 했지만 그건 다 초반이 예상했던대로 카오스로 흘러간 대비효과였습니다. 그로장은 개러지에서 사인이 나왔는데도 나오질 못해서 피트 출발, 칠튼은 첫 포메이션 랩에서 출발을 못해서 피트 출발, 재차 진행된 포메이션 랩에서는 같은 팀 비앙키가 출발을 못해서 피트행...시작 전부터 범상치가 않았는데, 첫 코너에서 코바야시와 마싸가 충돌하며 그래블로 쳐박히고, 해밀턴은 스타트에서 쭉 밀리더니 얼마 안가 실린더 미스파이어링 문제로 리타이어. 페텔은 어제와 비슷한 ERS로 인한 출력저하 문제를 겪더니 랩타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며 리타이어.
리카도와 마그누센에 가려지겠지만 경기 내내 가장 주목을 끌었던건 윌리엄스의 보타스였습니다. 기어박스 페널티로 5그리드나 내려갔으면서도 최상위권에 근접한 랩타임을 찍어대며 순위를 쭉쭉 올렸는데, 벽에 부딪히며 타이어 펑크가 나서 다시 순위를 홀랑 까먹더니 어느샌가 다시 꾸역꾸역 올라와서 6위까지 올라오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실수 한번만 안했어도 포디움을 노려볼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확실히 메르세데스 엔진을 탑재한 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 중에서도 본진인 메르세데스 벤츠 팀의 페이스는 압도적이었습니다. 레드불도 리카도의 분전 탓에 오프시즌의 징징은 말 그대로 징징에 가깝다는걸 보여줬고요. 그러나 해밀턴과 페텔의 사례로 봤을때 아직 차량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미지수가 남습니다.
페라리는....작년에는 그래도 롱런 페이스 자체는 부족하지 않았는데, 올해 개막전에서 보여준 건 숏런도 롱런도 어중간한 물건이군요. 챔피언 둘을 모셔놓고 저런 삽질을 하는건 이탈리안 감성 종특인지?
다음 경기는 월말에 세팡에서 벌어지는 말레이시아 GP군요. 레이스 중에 스콜이나 확 쏟아지길 기원합니다.
추가. 경기후 리카도가 최대연료량 위반 혐의로 스튜어드 조사중이라고..
또 추가. 리카도 실격 확정. 이걸로 메르세데스 엔진이 포디움을 석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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