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항의 걸개를 걸자 곧바로 용역업체 직원 10여 명이 다가와 이를 강제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한 고등학생 팬은 용역업체 직원으로부터 “언젠간 경기장 밖에서 만날 일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절대 만날 일이 없길 바란다”며 협박받기도 했다. 팬들과 용역업체 직원은 전반 45분 내내 관중석에서 이런 실랑이를 벌였다. 자리를 옮겨 걸개를 걸면 용역업체 직원이 달려와 이를 철거하기를 수 없이 반복했다. 당연히 힘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팬들은 용역업체 직원에게 밀렸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아예 경찰이 출동했다. 누군가의 신고에 의한 것이었다. 누군가가 팬들을 범죄자로 단정지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도 이 상황이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팬들의 범법 행위가 있다면 법적으로 이를 해결하겠지만 팬들의 항의는 전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누군가의 신고에 의해 출동한 경찰은 후반전 동안 축구 경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팬들은 자기들이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유니폼을 찢고 사인볼을 그라운드로 내던졌다.
경기가 끝나고 한 팬이 구단 직원에 용역업체의 압력으로 부상자가 생겼다고하자 이 구단 직원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법대로 하라. 영수증이건 진단서건 청구하면 되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팬들은 이렇게 인생의 상당 부분을 바친 구단으로부터 차갑게 버림받았다. 대화조차 거부당한 팬들은 이렇게 유니폼을 찢고 안티 걸개를 내거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더 서글픈 사실은 용역업체 직원이 점령한 울산문수경기장이 이 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 완공 10주년을 맞았다는 것이다. 10년 전 울산과 보타포고의 개장 기념 경기 때 가득 찼던 관중석은 10년 사이 검은 양복을 입은 용역업체 직원이 대신하게 됐다.
씨발 이게 머야 ㄹㅇㄴㄹㄴㄻ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505n02666
잡담 | 958명이 읽었어요. 18.216.102.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