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44&article_id=0000239245
프로야구 초창기 각자 팀을 이끌었던 포수 출신의 두 감독이 만났다. 경찰 야구팀 유승안 감독이 “준비 잘하고 계시느냐”고 묻자, KT 조범현 감독은 “아직 멀었습니다”라고 답했다. 퓨처스리그 개막전이었다. 다음 시즌 1군에서 뛰는 막내구단 KT의 첫 번째 공식 경기이기도 했다. 첫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경찰청은 지난 시즌 북부리그 우승팀이다.
1일 벽제 경찰야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의 긴장감은 1군리그 못지않았다. 경찰청은 두산 출신 좌완 진야곱을 선발로 냈다. KT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한 경북고 출신의 고졸 신인 박세웅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KT는 이래저래 한발 앞섰던 NC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NC는 2012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우승을 했다. 그때는 경찰청과 상무가 모두 북부리그에 포함돼 있었다. KT 관계자는 “우리도 우승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여럿 포함된 경찰청을 넘어서기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창단 후 처음 치르는 공식 경기라 이날 KT 선수들의 모든 플레이가 ‘창단 첫 기록’으로 남았다. 1번 타자 김사연은 한화와 넥센의 신고선수를 거쳐 KT 유니폼을 입었다. 볼넷을 골라 나갔다. 첫 볼넷. 2번 주장 신명철은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렸다. 첫 안타. 조범현 감독은 특유의 세밀한 야구 스타일대로 3번 조중근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첫 희생번트. 4번 김동명이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경찰 1루수 유민상이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아버지 유승안 감독의 체면을 살렸다.
무사 1·2루가 2사 2·3루가 됐다. 득점 기회를 날릴 위기에서 3루 주자 김사연이 팀 이름 ‘위즈(WIZ)’답게 ‘마법’을 부렸다. 진야곱이 투구 준비를 하는 사이 냅다 홈으로 파고들었다. KT의 창단 첫 득점은 마법 같은 단독 홈스틸이었다. 단독 홈스틸은 프로야구 33시즌 동안 34번밖에 없었던 희귀한 기록이다.
KT 창단 첫 홈런의 주인공은 또다시 신명철이었다. 신명철은 1-3으로 뒤진 6회초 짜릿한 우월 동점 2점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공을 주운 야구 팬 최진욱씨(47)는 기꺼이 그 공을 구단에 돌려줬다. 대신 이숭용 타격코치의 사인볼을 받았다.
신명철의 홈런은 선발 박세웅의 패전을 지우는 홈런이었다. 박세웅은 최고구속 145㎞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씩씩하게 던졌다. 유민상과 김인태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이 홈런 2개가 피안타의 전부였다.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진필중 XTM 해설위원은 “아직 다듬을 부분이 있지만 무척 좋은 피칭을 했다”고 말했다. 타선이 6회초 대거 5점을 뽑아준 덕분에 첫 공식 경기 등판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고 KT의 창단 첫 승리투수가 됐다.
홈스틸의 주인공 김사연은 첫 경기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김사연은 1회 볼넷으로 나가 홈스틸을 기록한 뒤 6회 3루타, 7회 2루타, 8회 홈런을 때리고 9회 안타를 추가해 5타수 4안타 2볼넷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KT의 창단 첫 경기에서 나온 또 하나의 마법. 퓨처스리그 사상 21번째 기록이다.
경기 전 우려는 첫 경기를 치른 뒤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KT는 경기 후반 타선이 대폭발하며 우승팀 경찰을 상대로 18-3 대승을 거뒀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훈련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첫걸음을 가뿐하게 뗐다.
나~ 는~~ 행복합니다~~~
ｋｔ | 1137명이 읽었어요. 3.133.145.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