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장인 강동우의 활약으로 거인국의 양승호는 패하여 달아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 양승호구 이놈아 어디로 달아나려느냐!"
그같은 고함과 함께 뒤따르는 장수는 조국의 김경언이었다.
뒤이어 또 한떼의 군마가 쏟아져 나왔다.
"최고의 포수 신경현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신경현이 크게 소리쳤다. 양승호는 놀란 나머지 겨우 길을 얻어
달아나기 급급했다.
한차례, 조국의 추격에서 벗어났다 싶자, 양승호는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그러더니 주위를 한번 휘둘러 보았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 위에서 고개를 젖히고 껄껄거렸다.
방금 싸움에 져 쫓긴 사람답지 않게 웃는게 이상스러워, 곁에 있던
장수들이 물었다.
" 무슨 까닭으로 그토록 웃으십니까?"
" 내가 웃은 것은 다만, 야왕이 꾀가 없고 슬기롭지 못한 점이었다.
주자 2,3루 상황에서 한삼푼이라 불리는 타격이 약한 한상훈을
타석에 쓰니, 어찌 장수를 부릴줄 모르는가? 그대들 생각에는
어떠한가?"
그런데 미처 그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한상훈이 배트를 휘두르며
나타나 홈런을 치니, 놀란 양승호는 하마터면 말에서 떨어질뻔했다.
뒤이어서 이대수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까지 나왔다.
" 문규현과 전준우는 함께 나가 적을 막으라!"
양승호는 급히 영을 내린뒤 한참을 내달았다.
그런데, 다시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웃었다.
" 얼마전 주군께서, 야왕을 비웃다가 난데없이 한상훈이 뛰어나와
많은 우리편 인마가 꺽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무슨 까닭
으로 웃으십니까?"
곁에 있는 사람들이 까닭없이 불길한 느낌이 들어 물었다. 그러나
양승호는 걱정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 지난 일이야 어쨋건, 야왕은 별거 아니구나, 지금 타석에 중풍에
걸린 잉여상이라는 타자가 들어섰으니, 저따위 병자를 기용한걸
보니, 어찌 우습다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미처 그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국 이여상은 중풍 타법을
치며 거인국 진영을 휘저으니, 말문이 막힌 양승호는 말등에 찰싹
엎드려 앞으로만 내달렸다. 이대호가 옆에서 양승호를 호위해주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보았을 것이었다.
7회까지 달아난 양승호는 다시 채찍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며 껄껄
거렸다. 여러 장수들이 까닭 모르게 불안해 하며 묻자 양승호가
대답했다.
" 사람들은 야왕이 아는 것이 깊고 꾀가 많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별것아닌 무리다. 지금 타석에 삼진행이 선풍기질을 할려고 준비를
하니, 그 꼴이 참으로 우스워서 웃었노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소리 타격음이 들리며, 초구에 최진행이 친
공이 홈런이 되었다.
이에 양승호는 야왕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 친구야, 점수 많이 묵다 아이가? 고마해라. 좀 봐도"
이에 야왕이 말했다.
" 예끼 nimi XX!, 와!~~ 새끼, 진짜 꼬롬하네!"
오늘의 고사성어: 괄목상훈(刮目相勳)
눈을 비비고, 한상훈을 다시 봐야 한다는 뜻으로 수비에는 능하나,
공격을 너무 소홀히 하는 한상훈을 야왕이 나무라자, 그 뒤에
전과 달리 공격이 너무 좋아져서 한상훈을 다시 대할때 투수들은 눈을
비비고 대하여야 한다고 해서 유래한 고사성어
괄목상훈! 괄목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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