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한판 이겨가면서 그 승부로 시즌을 구상하기 때문에 한판에 집중할 수밖에 없음. 그 결과 포스트시즌의 강자로도 거듭났고. Ex)2002년의 기적
(김응룡은 해태 시절부터 포스트시즌의 절대 강자였음 예외로 칩시다.)
그런데 한 판 한 판 이기기 위해서 제일 믿을 수 있는 건 원투펀치와 수비임. 좋은 투수와 수비가 갖춰진다면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전이나 운용 모든 게 편해짐.
(빠따는 지표로 볼 때나 통산에 수렴하지 필요할 때 터질지 안 터지는지 알 수가 없음. 따라서 강팀의 지표지만 동시에 믿을 수 없는 전력이 방망이)
전 글에서 서술햇듯이 한화의 수비는 외부영입에 의존해왔고, 캠프에서 한번 훈련한다고 개선될 레벨이 아니었음. 그래서 권용관이나 송주호를 꾸준히 써왔다고 생각함. 권용관은 수비경험은 많으니까.(근데 유연성이나 야구지능 저하로 잘못된 기용임이 증명됨) 실제로 인터뷰에서 수 차례 수비걱정을 했는데 그건 엄살이 아니라 진짜 자기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와서 그랬을 확률이 큼. SK왕조 때도 시프트를 통한 수비를 주로 사용해왔으니…
결국 선발도 무너지고 수비도 그닥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강팀의 요건이 무너지고 믿을 수 없는 방망이 하나로 자신의 커리어를 증명해야 되는 상황에 처했음.
(게다가 그냥 준수한 빠따일 뿐이지 화력 자체는 롯데나 NC가 압도적)
인천의 십자가로 승화됬다가 복귀했으니 뭐라도 보여주긴 해야 되는데 시즌 초 구상과 어긋나니 믿을 건 불펜을 통한 오늘만 사는 야구….
계속 다른 투수를 내면 타자들이 치기 어려움. 투구 로케이션이 달라지고 구종도 달라지는데 타격코치의 주문이나 당초 구상이 무너질 수 밖에 없으니까. 3일 동안 투수 3명을 쓴다고 가정할 때 체력적 문제를 배제한다면 각자 하루씩 선발로 돌리는 거보다 3일 동안 3인을 퀵후크로 다 쓰는 게 당연히 효과가 좋음.
외국인 선발투수나 안정감 있는 토종선발의 부재 속에서 성적을 내야 된다는 강박관념. 그 강박관념으로 계투진을 갈아 넣은 결과, 막판까지 가을야구 싸움을 했고, 15년은 사실 나름 성과가 있었음.
하지만 2016년 시즌 초반은 그 여파가 정면으로 다가왔음. 계투진의 누적된 피로를 증명하듯이 작년의 필승조가 부진했고, 시즌 초 구상한 선발은 더 박살이 나서 답도 없는 상황에 처함. 하지만 노인들이 자신이 하던 방식을 고루하게 고집하듯이 김성근은 하루 하루 승부로 시즌을 만드는 야구밖에 할 줄 모름. 그 결과가 4월의 무참한 패배.
사실 김성근은 지금 꽤나 많이 바뀌었음. 김성근 커리어 상 그런 연패는 99년 쌍방울 이후로 처음이었는데, 99년 쌍방울은 총체적 난국이었지만, 2016 한화는 전적인 지원 하에서 이루어진 연패임. 수술한 후에 한동안 야구를 좀 객관적으로 보면서 본인이 많이 느꼇을 거라고 생각함. 선수들과의 소통이 바뀐 것도 그렇고 그전 보단 마인드가 달라진 게 보임.
지금 김성근이 선수 갈아 넣는 것엔 김성근의 의지만 작용하는 건 아니라고 봄. 실제로 최근엔 코치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하고. 그런데 왜 상식적으로 바뀌던 운용이 다시 킬성근 모드로 복귀하는가?
코치진도 여기서 승부를 봐야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임. 한화는 단기간에 역대급 투자를 했음.
여기서 성과 못 내면 감독만 짤리는 게 아니라 코치까지 대규모 물갈이가 뻔함. 지금까지 한화 프런트가 코치진들 감싸준 건 프랜차이즈만 그랬지. 외부 영입 코치에겐 냉혹했음.
게다가 현재 한화 코칭 스태프는 김성근 사단을 기반으로 구성됨. 곧 김성근의 실패 = 실직
돈을 때려 박은 게 있으니 성적은 내야 됨. 그런데 선수들이 특히 선발들이 죄다 터짐. 장기적으로 게임을 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600억 쓰고 리빌딩하는 팀은 없음. 그러니 코치들도 속이 탐. 여기서의 실패는 당장의 계약 갱신 실패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임. 여기서의 부진은 앞으로 코치로 밥 벌어먹고 살 때 큰 장애가 될 수 밖에 없음. 그러니 승부 하나하나에 집착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봄.
사실 장기적 플랜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육성은 밥그릇 걱정 없을 때나 희생정신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함. 게다가 감독이나 코치나 다 계약직인데 내 임기 동안에 성적을 포기하고 육성을 택한다는 건 네 후임을 위해 네 일자리를 포기하란 말밖에 안 된다고 생각함.
결국 코치들도 미래를 버리고 조급증에 사로잡혀서 당장의 승부만 중시하게 됨. 거기에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5위부터 10위까지 얼마 차이 안 나는 승률임. 그리고 단기간 승부에 제일 효과적인 전략은? 잘하는 놈 갈아 넣는 퀵후크.
‘조금만 더 무리하면… 올스타 브레이크에 푹 쉴 수 있으니 이 참에 무리해서라도 많이 이겨놔야…’
요 마음이 눈에 보일 정도. 코치진과 김성근의 조급증이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고, 선수들도 뭐라도 보여주겠다는 사명감에 타오르니 이 뭐 병 같은 장민재 등판 같은 사태가 펼쳐진 거임.
최소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진 이런 병신 같은 운영은 계속 될 거라고 봄. 거기에 로저스도 웨이버 공시 됬으니 불펜의 혹사는 더 심해졌지 좋아지진 않을 거라고 봄. 올스타 후라고 달라질 지도 의문;
쓰다 보니 당연한 소리만 휘갈긴 병맛글인데.. 그냥 지금이라도 코치진까지 갈아엎지 않으면 미래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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