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잊어버리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백지에서부터 내년 시즌을 준비해보자. 몸이 완전히 돌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부상의 잔상까지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마 두 배, 세배의 노력이 필요할 거야. 이쯤이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무것도 안되더라. 다시 말하지만 6개월 뒤에 어떤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전적으로 네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어. 지금부터는 말 그대로 정신력이 중요할 거야. 꾹 참고 재활에 집중하고 전념하기를 바라.
올 겨울에 따뜻한 식사 한 끼 함께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더 완벽한 재활을 위해 잠시 미뤄두자. 그렇게 사람들을 하나 둘씩 만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태해지기 마련일 테니까. 올 겨울은, 더 강해지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날을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오롯이 집중하기를 바란다. 어차피 프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유니폼을 입고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걸, 정호 너도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고 훗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을 때는 특유의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결과에 대해 미리 예단하지 말고. 매타석 매이닝 그 순간에 집중한다면 예전의 강정호 그 이상의 모습으로 돌아오리라고 믿는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니까 충분히 이 고비를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따뜻한 식사 한 끼는, 그때 같이 하자꾸나. 서로 참 할 얘기가 많겠지?
부디 밝은 모습으로 더 강해져서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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