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부활 후유증 끝난 승엽이형이 클래스가 있지...
그냥 아무렇게나 죽 쑬 인간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왜 그렇게 봉사 스윙 해대며 죽 썼느냐...
사실 이유는 심플합니다.
바로 가코 때문이지요.
타향살이 하면서도 언제나 라이온즈를 가슴에 새기고 있던 승엽은
아시아의 대타자답게...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가코의 진면목을 발견합니다.
(삼카우터들이 희마하게나마 느낀 그 것)
하지만 가코는 류감독. 삼카우터. 팬들. 그리고 승엽의 기대와 달리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봉인하고 맙니다.
그런 가코의 모습을 보며... 대타자 이승엽은
자신의 처지와 현재 소속팀의 성적보다는... 고향팀 라이온스의 미래를 위해서
두 눈 질끈 감고 자신의 능력 역시 봉인해 버립니다.
위대한 결단이었죠.
지금이라도 당장 홈런 빵빵 까면서 다르빗슈고 나발이고 다 능욕할 수 있는
아시아의 대타자가 생면부지의 외국인 노예 자식을 위해서
이런 수모를 각오하다니... 역시 아시아의 대타자. 아시아의 홈런왕.
어쨌든 승엽은 여러 가지 장애와 정치적인 문제로 가코에게
직접 코치를 해 줄 수 없었지만
대신 스스로 가코보다 더 삽을 푸며...(하지만 가코의 초인적 능력으로 실패)
미천한 삼리건들에게
삼부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조차 이렇게 삽을 풀 때가 있다.
가코는 오죽하겠는가? 적어도 내가 부진한 동안은 가코를 기다려 달라.
라는 제스쳐를 보내기 시작하죠.
가코를 향해 보인 류감독의 보살급 인내력도 사실 이승엽의 이 희생이 없었다면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이승엽이 삽을 퍼 온 양상을 보면 이 사실이 더 분명해 지는데요...
이승엽군은 왜놈들이 포크 비스므리한 공을 던지기만 하면
마치 얼이라도 나간 것처럼 마구 선풍기를 돌려 댔는데...
그 선풍기질을 잘 보면 이건 아예 공을 맞추겠다는 의지 조차 없는 스윙이라는 게
명백하죠. 그리고 아시아의 대타자가 그런 스윙을 할리도 없다는 것도...
그것은 사실 이승엽군 전두엽에 일시적 장애가 와서가 아니라...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 봐라. 적어도 가코는 나처럼 자동 삼진은 당하지 않지 않느냐?
적어도 볼을 고를 줄 아는 좋은 타자다. 그래서 압도적 리그 병살 1위를 찍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성장통에 불과한 것...
나를 보면서 가코의 병신짓도 삼리건들은 인내를 가지고 참아달라.
그러면 자신이 언제가 삼리건들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잠자리채들고 눈 까뒤집힌 좀비떼처럼 경기장을 찾던 그 시절을
가코도 삼리건들에게 선물하는 그 날이 올 것이다.
라는 가슴 훈훈한 메세지. 그 병신 스윙을 통해 그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코는 이승엽의 기대와 달리
아주 죽어라고 병신짓을 하다가... 결국 2군으로 떨어져 퇴출 수순을 밟고 맙니다.
그러자 이승엽은 피눈물을 삼키며...
결국 가코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가코를 위해 스스로에게 묶어 두었던 봉인을 풉니다.
이승엽의 살아난 타격 페이스와
가코의 2군행 날짜를 비교해 보시면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단순한 커리어나 스탯이 아니라
생면부지의 외국인 용병을 위해 보인 위대한 자기 희생을 통해
자신의 큰 그릇을 보인 이승엽의 탈아시아적 인간애는
언젠가 훗날 제대로 재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승엽이를 오푼이라고 깠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제 승엽이를 까지 말아주세요.
선천적 근섬유 장애를 가진 불쌍한 가코나 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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