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 배트를 쥔 이 감독대행은 왼손으로 덕아웃을 가리키며 최정을 찾았다. 최정이 그라운드에 나오자 "빨리 빨리 와"라며 그를 백스톱 뒤에 세웠다.
"자. 간다. 공을 끝까지 보고 쳐야 된다. 팔 먼저 나오면 안 되고 허리를 돌려서 쳐야 돼."
이 감독대행은 어린 아이 다루 듯 최정의 타격폼을 교정하고 나섰다. 예닐곱 개의 공을 던져준 이 감독대행은 갑자기 손에 쥔 공 4개를 한꺼번에 바닥에 내던지며 "너 3번타자 맞아? 어떻게 20홈런 쳤어?"라며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야! 배트 줘 봐. 이렇게 치란 말이야. 이렇게!"라며 직접 스윙을 선보이기도 했다. 목소리 톤은 올라갔지만 이 감독대행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혼을 내기보다 투정을 부리는 것에 가까웠다. 타격훈련을 마친 이 감독대행은 갑자기 최정을 와락 끌어안더니 "나 너 믿는다. 잘 해야 된다"라며 다독였다. 최정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훈련을 마친 이 감독대행은 "권위있는 감독이 되기 싫다. 선수들 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정의 훈련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웃으면서 화내고 공 던지고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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