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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이호준(SK)은 지난 3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아내가 챙겨주는 달걀 2개를 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받은 달걀 2개를 먹고 이호준은 이날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냈다.
보통 홈런이 아니었다. 이호준은 3-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1사 1루에서 LG 마무리 송신영의 높은 직구를 걷어올려 끝내기 투런포를 날리며 극적인 역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 통산 2호 끝내기 홈런으로, 지난 2002년 5월 3일 문학 두산전 이후 9년만에 맛본 짜릿함이었다.
이보다 앞서 2-3으로 뒤진 5회말에는 동점 솔로 홈런을 때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날 이호준의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승리한 후 SK는 3연승을 달리면서 선두권 재진입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SK에서는 이호준을 비롯 최동수, 안치용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호준은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꾸준한 활약으로 팀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월간 타율이 4월 1월6푼7리에서 6월 2할8푼8리, 7월 3할1푼6리, 8월 4할7푼1리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8일 현재 시즌 타율은 2할7푼8리다.
최동수도 최근 4경기 중 3경기서 멀티히트를 때려내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4일 문학 LG전에서는 개인 통산 5번째 만루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안치용은 후반기 SK 타선의 핵과 마찬가지다. 전반기 2할4푼7리던 타율이 후반기 들어서는 4할8푼6리로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경완과 김광현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SK에서는 베테랑들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정근우, 박정권도 부상과 부진으로 빠지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숙제도 주어졌다.
특히 이호준이 주장으로서 갖는 책임감은 남다르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고참 투수 김원형에 1군 선수단과의 동행을 부탁했다. 김성근 감독도 이같은 이호준의 노력에 "고참들이 솔선수범해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흐뭇해했다.
멀티홈런을 친 다음날인 4일 이호준은 전날 활약의 비결로 아침에 부인이 챙겨줘 먹은 '달걀 2개'를 꼽았다. 그러면서 "오늘은 딸이 홈런 3개 치라면서 달걀 3개를 주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호준은 이날 비록 홈런 3개는 때리지 못했지만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해 2득점을 올리며 팀의 9-1 대승을 도왔다.
SK는 지난주 4승2패를 거두며 2위 KIA에 2경기차로 다가섰다. 가족들의 사랑이 담긴 성원, 그리고 베테랑으로서 팀 분위기 끌어올리기 위한 이호준의 정성이 더해진 결과다.
달걀만 쳐먹어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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