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미국아. 니네 빚도 존나 많은데, 앞으로 얼마나 더 쓸지도 모르겠고, 세상도 시끄러운데. 내가 왜 예전이랑 똑같은 이자 받고 빌려줘야 하냐?"
그러면 미국은 이자를 더 주든가, 돈을 못 빌리든가 둘 중 하나다. 물론 금리가 오른다고 미국이 망해간다는 뜻은 아니다. 인플레이션도 있고, 국채를 너무 많이 찍어낸 탓도 있다. 다만 빌리는 비용이 올라가면 나라 살림이 빡빡해지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미국은 돈이 필요하다. 전쟁에도, 정부 굴리는 데도, 예전에 빌린 돈 갚는 데도 돈이 든다. 빚을 갚으려고 또 빚을 내는데, 이자가 오르면 다음엔 이자 갚느라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악화과 양화를 구축하고, 악화의 재생산이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세금을 왕창 올리거나 복지 예산을 왕창 깎을 수도 없다. 안그래도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중인 트럼프지만,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이건 함부로 못건드린다. 프랑스 마크롱이가 이거 잘못 건드리다가 나락가는중이다. 결국 답은 하나다. 돈을 빌려줄 사람을 더 만드는 것.
여기서 갑자기 코인이 등장한다.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만든 디지털 달러다.
테더(USDT)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게 국채랑 무슨 상관이냐?
발행사는 사람들이 코인을 달러로 바꿔달라고 할 때 돌려줄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발행한 만큼 준비자산을 쌓아두는데, 여기에 미국 단기 국채가 들어가게 셋팅을 했다. 코인 100억 달러어치를 발행했다고 치자. 회사는 그 돈으로 국채를 사서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이 코인이 전 세계에서 존나게 팔리기 시작하면?
코인 발행사는 준비자산을 더 쌓아야 하고, 그만큼 미국 국채를 더 사들인다.
"이야, 씨발. 이거 괜찮은데?"
얼마나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트럼프는 관련법안 이름을 천재법(GENIUS Act) 이라고 지었다.
2025년 7월, 트럼프는 천재법(GENIUS Act)에 서명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법적 틀을 만들고,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제대로 갖추게 하는 법이다. 그 준비자산에 미국 단기 국채가 들어간다.
일단은 코인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서 키우겠다는건데,
결국 목적은 돈이지. 국채도 팔고 싶고, 달러패권(가치)도 유지시키고 싶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넣는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사면 예금이 빠져나가니까. 월가의 은행들이 딴지를 걸었다.
트럼프가 "뭐야씨발, 왜? 그럼 니들이 국채를 사주던가!!" 라고 염병을 했지만, 은행들 입장에선 수백년을 이어온 시스템을 흔드는 미친짓이다. 딴지를 걸지 않을수가 없다.
은행들이 트럼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간신히 관철시킨 부분은, '국채 이자의 유용범위'였다.
코인 회사는 국채로 이자를 받으니까 코인회사는 디지털화폐 찍어내서 국채 이자를 꽁으로 처먹는 셈인데, 사람들의 코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그 이자수익 일부를 코인 구매자들에게 돌릴수도 있겠지? - 라는 부분을 틀어막았다.
코인업체들이 국채이자로 얻는 수익의 일부를 코인구매자들에게 나누어주면, 좀 과장을 보태서 뱅크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예금이동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걱정을 한것이며, 실제로 그 구조는 꽤 현실적이다.
아무튼 그렇게 트럼프의 천재법은 사인을 받았고, 이제 USDT 코인을 사는 사람들은 "코인회사는 망하지 않을거야. 미국 국채를 들고 있잖아" 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꽤 그럴듯한 설계이며, 천재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코인이 커지는 속도보다 미국이 빚을 늘리는 속도가 빠르면 별 소용이 없다. 단기 국채가 잘 팔린다고 장기 국채 금리까지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코인 업체들은, 기존 금융재벌들에 비하면 하꼬방에 가까운 애들이다. 10년물, 30년물 하는 장기국채를 사주기에는 간땡이들이 작다. 트럼프가, "100년뒤에 갚으면 안될까?" 라며 100만기 국채상품 이야기를 꺼낸적이 있는데(미친새끼가 분명하다. 100년만기라니 씨발 ㅋㅋㅋ) 코인업체들이 보면 기절초풍할 상품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달러를 믿어야 하고, 코인을 믿어야 하고, 시장이 그걸 받춰줘야한다. 달러가치와 연동하는 코인이기 때문에,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코인도 동반하락하며, 미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어야 한다(요즘 요걸 살살 건드리고 있는게 중국임. 아니, 대놓고 건드리던가)
미국의 재정건전성이 계속 하락하고, 달러패권도 게속 흔들린다면,
"아, 달러가치가 계속 떨어지니까 코인가치도 같이 떨어지네? 시발- 주유소에서 개솔린 한방울 못사는 코인을 내가 왜 들고있지?" 하면서 코인을 달러로 바꾼후, 다른코인(비트코인)이나 금같은 다른종류의 자산으로 갈아타려 할거다.
그 사람들이 몰리면 회사는 돌려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있던 국채를 시장에 던진다.
국채를 사주던 손님이, 하루아침에 국채를 내다 파는 놈으로 바뀌는 거다.
국채값은 떨어지고, 금리는 튀고, 미국이 돈 빌리는 비용은 다시 올라간다. 처음 문제로 돌아오는 거다. 이번엔 더 세게.
누구나 다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트럼프의 계획은 성공할것인가, 아니면 처맞고 자빠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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