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데이 2004-06-21 22:20]
지바 롯데 이승엽(28)이 지난 15일 니혼햄전에서 방망이로 쓰레기통을 부숴뜨린 돌출행동의 이유가 밝혀졌다.
일본의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21일자 신문에서 이승엽의 7호홈런 소식을 전하며 지난 14일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이승엽 사이에서 오간 충격적인 발언을 곁들였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바비 밸런타인 감독은 15일 경기에 앞서 이승엽을 따로 불러 "나는 너를 포기하지 않고 기용한다. 하지만 네 스스로가 포기할 경우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분을 참지 못한 이승엽이 타격훈련이 끝난 뒤 덕아웃에 있던 쓰레기통을 방망이로 부쉈다는 것이다.
이승엽의 돌출행동과 관련, 당시 현장에서는 많은 추측이 오갔다.
단순히 타격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사건이 벌어지기 전 밸런타인 감독과 경기장에서 오랫동안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승엽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있게 나돌았다.
<스포츠호치>의 보도대로라면 이승엽은 무척 자존심이 상했을 게 분명하다.
귀국까지 들먹이면서 감정적으로 다그친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답답한 심정도 이해가 되지만 원인 모를 부진에 빠져 누구보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에게는 적절한 '채찍'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이 사건을 겪은 직후 곧바로 평상심을 회복하고 경기에 출전, '분노의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15경기 45일 만의 대포쇼였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별일이 아니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이승엽은 이 일이 있은 다음날인 16일 니혼햄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인 18일 다이에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된 뒤 대타로 나가 삼진을 당했다.
이승엽은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울분을 삭인 채 20일 다이에전에서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왼손 투수를 상대로 결승 3점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이승엽의 통역 이동훈씨는 <스포츠호치>의 보도에 대해 "감독으로부터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 기사를 쓴 <스포츠호치>의 롯데 담당 기자는 "롯데 관계자를 통해 들었다. 영어-일어-한국어의 복잡한 통역 과정에서 말의 뉘앙스가 조금 바뀌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승엽은 21일 긴테쓰전에 5번 지명타자로 출전, 좌익선상 2루타 하나 등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도쿄(일본)〓양정석 특파원
굿데이...
허나 사실이면 잘했다 승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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