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물품정리 후 수면
경남 마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3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
스페샬 푸드로 에너지로의 흡수가 빠른 깐포도를 찾아 목포시내를 온천지 뒤진 결과 힘겹게 14개의 깐포도 캔 획득!!!!(피로도 -30)
목포 가시나!!!! 도대체 잠을 청할수 없을 정도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피로도 -30, 청력 +20)
12시즈음에 억지로 눈을 붙혔지만 가시나가 비명을 꽦꽥질러데서 힘겹게 2시 반정도에 눈을 붙혀 가수면상태를 유지하다 4시 반에 정확히 눈을 떳다.
D-day
장거리 운전과 부족한 잠으로 피로한 상태이지만 철인에겐 핑게일 뿐!!!!
아침식사를 쑤셔넣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경기장의 새벽공기는 언제나 긴장감이 묻어있다. 덕분에 항상 바꿈터에선 허둥지둥.
전날 거치된 자전거는 비에 젖어 묵직하다. 그 묵직한 자전거에 물통 2개 에너지젤 10포, 예비튜브, CO2 등 장착하니 더 무거운듯...
수영 3.8km
나는 수영을 잘한다. 하지만 자만심과 과욕에 어깨부상에 시달렸고 2년동안 수영을 멀리했다. 그래도 수영은 아무 걱정없다. 하지만 흐르는 물살과 뿌옇게 흐린 시야는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고 지그제그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뱅뱅둘러서 수영을 1시간 30분에 마무리한다.
사이클 195km
클럽의 50대후반 형님의 완주를 돕기위해 형님을 기다리며 서서히 사이클을 준비한다....물기도 닦고 양말도 신고 두건도 두르고 장갑도 끼고 고글도 쓰고 여유를 부리지만 형님이 안나오신다.... 에잇!! 천천히 가고 있으면 만나겠지 하고 나서니 형님은 진작에 나와서 오히려 나를 기다리고 있다. 50대 후반이지만 우락부락한 근육과 비양키 TT에 라이트웨이트를 끼운 형님은 솔직히 나보다 사이클은 훨 잘탄다.
시작은 평속 25~30을 유지하며 20km 정도 타다가 평속 35를 유지마혀 40k를 더 타고 서서히 체력이 고갈됨을 느끼고 니코틴을 충전한다. 이후 독주... 맞바람에 평속 25를 유지하기 힘들다. 힘들게 10여킬로를 탔을까 다행이 일행을 만나서 평속 30을 유지하며 주구장창 달린다. 후미에 처진 우리 식구들과 함께 하기로 맘을 먹고 푹쉬다가 남은 40여 킬로는 8명 그룹라이딩....우리 무리에 20여명 넘는 라이더들이 달라붙어 피를 빤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처진 누군가에게 피를 나눠주는 것!!!!
경기도중 부상을 입은 클럽 최고령 64세 형님을 기다리며 우리는 모두가 완주를 한다. 그것도 꼴지로!!!(거의 꼴지)
마라톤 42.195km
3.5km 구간 왕복 6회전...뛰다가 졸린다...맥주를 반캔 마시고 뛴다... 토나올듯..
거북이같지만 꾸준히 뛴다. 3회전에서는 발에 물집이 잡힌다. 하지만 아프진 않다. 기분좋은 통증이다. 문제는 어께!!! 달릴때 힘껏 휘둘러야하는 팔이 말을 듣지 않는다.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주로에 달리미들이 점점 줄어든다. 그래도 끝까지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클럽식구가 아니라도 모두가 화이팅을 외쳐준다.!!!! 가슴이 뜨겁다..
종전 기록을 단축하여 경기를 마무리 할 수도 있었지만 나의 꼬드김에 넘어온 의리있는 친구가 장애판정을 받은 무릎을 이끌고 마지막 발악을하며 뛰고 걷고 마무리를 하고 있다. 친구란 함께 해서 더 좋은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 피니쉬 라인을 우리는 두손 꼭 잡고 만세를 부르며 모든 경기를 마무리한다. 육체의 고통도 정신의 즐거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순간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 나는 살아있다.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는 대한민국 1% 이내의 철인이다!!!!!
마무리.
원래 피니쉬하면 체온 유지를 위해 타월을 둘러준다... 하지만 너무 늦에서 타월이 부족하단다.....젠장!!!!! 다행이 메달은 목에 걸었다.
철인은 독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반자를 찾기도 하고, 또는 그 동반자를 버려야하기도 하고, 내가 잘나서 앞설수도 있고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있어 뒷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록들은 피니쉬함과 동시에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무사히 완주했다는 것으로 모두가 동지가되고 서로 뜨거운 눈물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자신과 싸우고 자신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지 타인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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