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지리멸렬이라는 영화를 봤는데요, 봉 감독이 94년에 만든 단편영화입
니다. 내용은 차치하고, 그 영화의 결말도 괴물과 비슷합니다. 기득권으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회적 약자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TV를 통해 기득권들이 벌이는 3자
토론을 보지만 그들은 TV를 계속 보지 않고 채널을 돌려버린다던가, 일 하러 나가
버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TV를 외면합니다.
영화를 진지하게 보고 온 사람들은(영화과 끝나고 일각에서는 '변희봉 죽었냐
안 죽었냐' 에 대해서 심각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봉 감독이 제시한 수
많은 개인적/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송강호나
지리멸렬의 주인공들처럼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TV에 나오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영화를 볼 때 만큼이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할 지에 대해선 의문입니다.
송강호나 그들처럼 '본인들 얘기' 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적어도 젊은 우리들은 사회로부터 눈을 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년 뒤에는 이런 슬픈 영화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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