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놀라는 장면이 많으므로 노약자, 임산부, 심장 약하신 분은 감상에 주의를 요합니다.
괴물(The Host)
제작 : 청어람, 쇼박스
배급 : 쇼박스
감독 : 봉준호
주연 : 송강호, 변희봉, 배두나, 박해일, 고아성
영화 보고 감상평 잘 적지않는 나지만(이번 감상기가 3번째 감상기) 별 쓸거리 없음에도 '괴물'이란 작품은 키보드를 두드리게 하는 마력을 지닌 작품이다. 내가 봉준호 감독을 첫 대면한 작품은 '플란다스의 개'였다. - 동화적 제목에 스릴러라니? - 나름대로 신선했던 작품이었지만 각종 영화관련 미디어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흥행 부진과 생소한 소재로 말미암아 기억속에 잊혀졌던 작품이다. (봉감독의 세계관을 이해했다면 다시 한번 보는것도 괜찮은 경험이 될 것이다. 네러티브 구조는 '살인의 추억'과 비슷하다, 단지 대중에 어필 할 수 없는 작품이었을 뿐.)
그리고 나에게 '봉준호'라는 이름을 뇌리 깊숙히 각인시킨 작품 '살인의 추억'이 개봉되었고, 모 영화제 시상식에서의 송강호씨의 말처럼 '천재'라는 말 이외엔 그를 따로 설명할 말이 없는듯 하다. 그런데 이번엔 한강에 괴물이 산댄다. 좀 쌩둥맞긴 하지만 '천재'아닌가. 제작발표 이후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누구보다 먼저 보고싶다는 생각에(조조라 요금이 싸고 스포일러 당할까봐 무서워서 그런것이 더 크지만...) 졸린눈 비벼가며 첫회를 봤고, '혹시'는 '역시'로 바뀌어져 있었다.
다른 괴물, 괴수 나오는 영화들이 발-전-절-결식 플롯을 따르고 있지만 괴물은 이를 간단히 뒤집어 러닝타임 119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틈을 주지 않는다. 감상평들 중 너무 짧은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데 딱 지루해지기 전에 잘 끊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영화의 내용을 기술해야 하므로 플롯 관련 이야기는 여기서 끊도록 하고...
내가 드라마, 영화를 볼 때 중점적으로 보는점이 등장 인물들의 케릭터성을 얼마나 잘 살렸느냐이다. 케릭터성을 확실히 부여함으로서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그들의 입장에서 영화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데, 봉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도 나타난 단 몇 분을 출연하더라도 케릭터성을 확실히 부여하는 점은 이번 괴물에도 이어진다. (단, 인물간 스토리보다 괴물 중심의 영화이기 때문에 이번 작에선 버려지는 케릭터도 좀 있는 편이다.)
마지막. 봉감독의 풍자를 통한 사회비판은 이전 작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모두에 포함되었지만 이번엔 시선을 5도만 바꿔도 단순히 괴물 등장하는 스릴러에서 사회풍자적 블랙코미디로 바뀔 정도로 확 드러나게 연출한 흔적이 보인다.(깐느에서의 호평도 이것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과거를 비판했다면 이번 '괴물'에선 현재 우리의 모습을 매우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지례 겁먹고 영화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괴물이 나와서 때려부수고 잡아죽이는 영화로 본다해도 그 긴장감은 역대 어느 영화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으며 간간히 나오는 봉준호식 유머는 그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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