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취향저격 영화를 봤다. 외계인 우주 다이스키! 영화적인 평이야 나보다 훌륭하게 잘쓰는 사람이 널렸으니 다른방식으로 접근해볼까한다. 영화에서 가장 곱씹을만한건 헵타포드도 아니고 루이스의 감동적인 사랑도 아니었다. 영화속에서의 '중국'이 매우 거슬린다.
중국의 행동이 영화에서 최고의 갈등과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그 갈등의 원동력이 중국 공산당의 주석이나 위원회가 아니라 샹 장군이라는 고작 한사람이라는게 재미있다. 제대로 굴러가는 국가라면 그 국가의 이념이 어떠하든 군대는 문민에 통제를 받고있다. 특히나 구 공산권인 중국의 경우 군대는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이기에 더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부주석이나 참모장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러나 Arrival에서는 시종일관 샹 장군이 군전체를 움직이며 매스컴까지 나와 중국을 좌지우지한다. 만약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주석인 시진핑이나 총리 리커창이 중국을 대변해야되야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미 중국은 국가로서 상식선에서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헵타포드가 지구에 온 이유는 큰 범주에서는 인류를 돕기위해라지만 좁게 파고들자면 그 원인은 중국의 상황, 샹 장군이라는 개인으로 좁혀질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이라는 슈퍼파워가 한명에게 휘둘리면 그 파급력은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게 클 것이다. 그리고 그 개인은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매우 호전적이다. 주인공에게 전화한통 받은 것으로 국가 전체를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삐끗하면 핵단추를 누를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닐까.
게다가 주인공 루이스가 샹 장군에게 전해준 아내의 유언이라는게 '전쟁은 영웅을 낳지 않는다. 다만 과부와 고아만을 남길 뿐이다.' 이다. 어떤 정신나간 아내가 죽어가면서 한다는 말이 저따위일까. 이미 아내는 샹장군의 세계대전을 위한 똘끼를 진작에 알아차렸기에 저런 유언을 남겼을 것이다.
외계인도 날아와서 막아야하는 남자. 최종보스는 샹장군이다.
+ 헵타포드가 3000년 뒤에 인류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며 먼저 도와주겠다고 하는 이유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헵타포드가 고등생명체의 뇌를 식용으로 쓴다면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샹장군을 막지 않았다면 세계대전이 터져서 식용으로 쓸 인간이 없어진다. 인류를 번영시켜 숫자를 늘려 지구를 식량창고로 사용하려는게 아닐까. 횟집 수조에서 고기들끼리 싸우면 안되잖아. 보나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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