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살인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이나 먹고 가라는 장모의 말에
마치 남의 일인양 밥이나 먹고 가는 경찰 종구..
사건현장은 쳐다볼 생각도 안하고 밖에서 담배나 태우고
화재 현장에선 폴리스라인 밖에 앉아서 핸드폰이나 끄적끄적
겁은 또 많아가지고 악몽만 꾸면 깨면서 허우적허우적..
그야말로 무능한 경찰의 표본이었던 이 종구는 남의 일이 본인의 일이 되자마자
딸을 위해 무슨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합니다
그렇게 겁많던 사람이 후반에는 친구들을 불러모아 사람을 죽일 생각까지 하죠 경찰임에도
전형적인 우리의 내로남불 사회를 종구를 통해 꼬집지 않았나 싶습니다
극 내에서 기자들은 경찰서 같은데서(파출소 말고) 딱 한번 본거 같은데
누구도 곡성 마을에 찾아와 취재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저 정부에서 발표하는 대로 받아서 내보내는 미디어를 까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먹기만 하면 가족만을 다 죽이는 버섯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말의 의심도 없이 티비는 독버섯에 의한 일이라고 보도..
저에게 일광과 일본놈의 관계는 일방적인 하수인의 관계.. 라기 보다는
상부상조하는 사이로 보였습니다
일본놈은 어떤 방법이든 저주라는 형식으로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믿는 종교의 신이나
토속신앙 무당을 찾게되죠
무당을 찾아가면 당연히 굿을 하게 될테고 일광은 굿을 해주고 돈을 벌게 됩니다
보통 살을 날리는게 아니라는 식의 엄포를 놓으면서 굿값으로 천만원을 내놓으라 하는데
종구는 잠깐의 침묵후 바로 준비하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사실 종구는 장모가 무당을 부를 때부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광이 장독대에서 죽어있는 까마귀를 찾아내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어 굿을 준비하게 되었던 것이죠
애초에 까마귀가 지발로 장독대에 들어가 죽을 수는 없습니다
그 까마귀 조차도 일광의 작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일광은 돈을 벌기 위해 악마와도 손을 잡는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일본놈이 바라는건 사진입니다 피해자의 멀쩡했던 사진과 사망 후의 사진
일광은 사망 후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일본놈과 상부상조 하는 사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종구가 조금더 냉철 할 수 있었다면 일광이 수상한 점을 눈치 챘을 겁니다
(다들 알테지만)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보았던 일본놈의 악마형태가 두르던 훈도시와
일광이 입고 있던 훈도시
또 피해자들의 집에서도 굿을 했던 흔적이 있었죠
굿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단이 났던건데
종구는 말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경찰된 입장으로 딸을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분명히 눈으로 보았던 '사람'을 직접 죽일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굿이 진행될수록 딸이 아파하자 다 때려치우고 그냥 친구들 모아서 죽이러 갑니다
일광이 무명에게 된통 당한 후 짐 다 싸들고 서울로 가다가
이상한 나방(?) 떼의 습격을 받고는 종구에게 전화를 걸며 다시 곡성으로 돌아갑니다
일본놈은 마지막 일처리인 사진을 찍지 않고 도망가는 일광을 불러들이기 위해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킨걸로 생각되고 일광은 종구에게 전화를 걸어
무명이 종구의 집이 아닌 곳에서 종구와 대치하고 있다는 상황을 알게 되자
사진을 찍어 마무리를 하기 위해 돌아가게 됩니다
물론 이 꿀같은 비즈니스를 포기할 수도 없었구요
당연히 종구 까지 사진에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독촉을 합니다
무명은 말리는 입장이었고 종구는 여기서 또 실수를 범하고 맙니다
무명을 믿지 못하고 세번의 닭이 울기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말죠
사실 세번의 닭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아 여기는 이미 글렀구나 싶었습니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성경에서 실패를 의미하니까요..
두번째 무명을 만났을 때 종구는 무명에게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 하고
무명은 꿈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여기서 종구는 무명을 믿었어야 했습니다
본인은 꿈이라고 생각해서 대충 한 이야기를 무명이 마치 직접 본 것 처럼 꿈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는 부분이 마치 니가 본게 나는 뭔지 알고 있다는 식의 대화로 흘러가는데
이 장면이 초월적인 존재임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튼 영화는 일광이 사진을 찍어가고 죽어가는 종구의 얼굴이 비춰지며 끝이 납니다
끝까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도대체
이 영화의 인과관계가 어디있나 싶었던 겁니다
일본놈이 왜 그곳에 있으며 사람들을 저주하고 죽게만들고 죽은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리고는 드는 생각이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현실에서 사람이 사고를 당하는 데는 이유가 없습니다
죄를 많이 지어서? 신을 믿지 않아서? 착하게 살지 않아서?
아닙니다 적어도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사고를 당하는건 그저 운이 없어서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세월호를 타고 있던 아이들이 죽을 죄를 지어 침몰하게 될 배를 타게 된것도 아니고
옥시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사람들이 죽을걸 알고 사용했던 것도 아니고
각종 자연재해에 휩쓸린 사람들이나 교통사고 등
현실에서 사고를 당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착한사람 먼저 데려가고
욕 많이 처먹는 새끼들 모지리도 안죽는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인과관계라는게 없죠
극 중의 종구 또한 무능력하고 나태한 공권력이었을지언정
일가족이 몰살당해야할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지극히 현실, 한국의 현실을 담아내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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