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 아버지가 뭐라 그랬어요, 뭐라 그랬길래 출근도 안 한 거예요.
은호 : 못 한 거 아니예요. 안 한거지. 작년 내내 하루도 안 쉬었으니까 오늘 하루 꾀병나도 괜찮겠다 싶어서.
은호 : 아버지가 뭐라고 했든 상관하지 마요. 신경쓸 거 없어요. 결국 그 정도 인간인 겁니다, 아버지란 사람은.
은호 : 현중씨 아버지가 뭐라 그랬냐면 나 반대하지 않겠대요. 응원해 주시겠대요.
현중 : .. 잘 됐네.
은호 : 나랑 현중씨랑 진심이라면. 그렇게 하시겠대요.
은호 : 그 말 듣는데, 부끄러웠어요. 진심 같은 거 상관없다고 되는대로 끌려가자고 잠깐 그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현중 : 나도 상관없어요.
은호 : 현중씨도 진심이 아니니까 그래요.
현중 : 진심이란 게 뭔데요?
은호 : 전에 나한테 그랬죠. 날 좋아하는 감정이 순수하지만은 않다고.
순수하지 않은 그 만큼이 진심이 아니겠죠.
현중 : 은호씬 이동진씨한테 진심이었습니까? 그 사랑은 어떻게 됐는데요? 결국엔 헤어졌잖아요.
사랑은, 순간의 착각 같은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그 착각에서 벗어나는데, 어떤 바보들은 평생을 끌려다니죠.
은호 : 그럼 나도 바보예요. ..... 나는 그래요. 그 사람과 나, 서로 많이 상처받고 힘들었지만.
아니, 지금 힘들고 있지만.. 나나 그 사람이나 앞으로 어떻게 되든 사랑했던 것만큼은 진심이었고 후회하지 않아요.
그게 사랑인 것 같아요.
이런 생각... 사실 현중씨 덕분이예요. 참 많이도 아니라고 부정도 해봤는데.. 어쩔 수가 없네요.
현중 : 왜 후회가 안 돼요! 불행하게 끝났으면서 왜 후회가 안 돼요!!
은호 : 현중씨 어머니 얘기 들었어요. 아마... 현중씨 어머니도 후회 안하셨을 거예요.
현중 : 엄마 얘기까지 했어요? 엄말 사랑했다 그러던가요? 진심으로? 배신했다고도 하든가요?
은호씨처럼 헤어지고도 후회 안하는 그런 사랑, 난 못 합니다.
죽고 못사는 사랑 같은 거, 나 안 믿어요!
그런 사랑도 때 되면 배신하고 배신 당하거든요.
내가 은호씨 좋아하는 그만큼! 그만큼이 나한텐 사랑입니다.
은호 : 그렇다면 미안해요. 난 사랑을 해 봤기 때문에 현중씨 정도의 감정으론 만족 못해요.
배신하고... 배신당했다는 사랑. 그거 현중씨 아버지 애긴가요?
아버지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현중씨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예요.
현중씨 아버지도 진심으로 사랑을 해 봤기 때문에 현중씨가 진심이 아닌 걸 아신 거예요.
그래서 날 찾아오신 거구.
현중씨 어머니 얘기하는 현중씨 아버지 볼 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머닐 얼마나 사랑했는지.
현중 : 당신이 뭘알아. 당신이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여!
[출처] 연애시대 06 : 되풀이되는 시행착오! -2|작성자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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