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영화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지도 못하고, 영화계 인물들을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주 특별한 사람 몇몇은 기억에 담아두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장진은 내게 '이 사람 영화는 썩 구리네...'인 감독으로 각인되어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장진 감독의 영화들 중 그나마 괜찮았던 영화는 '아는여자' 뿐이었고 나머지는 다 보는 시간이 아까웠던 영화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박수칠때 떠나라는 시간이 아까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는여자 이상급은 아니었다.
스릴러? 호러? 풍자코메디? 그냥 대충 비벼먹으면 되는거지
이 영화를 고르기 전에 사전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저 막연히 '차승원이 나오는 스릴러 영화'인줄로만 알았다. 영화 초반엔 그럴듯한 미스테리 스릴러인듯 싶었으나 마지막에는 마치 호러 반전 영화같은 느낌이, 그리고 중간중간 섞인 '장진표 코메디'들이 영화를 다보고 났을때 참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또한 영화가 너무 불친절했던 것도 조금은 흠이었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나에게는 단서도 안보여주고, 수사팀의 추리도 가르쳐주지 않다가 난데없이 영화에 거의 출연도 하지 않던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던 장면에서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난 이래서 장진 감독 영화가 싫다니까...)
그래도 느낌은 깔끔한 영화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 영화라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영화의 구성이나 배우들의 연기들은 참 마음에 들었다. 원작이 소설인지 연극인지 몰라도 마치 한편의 탐정소설, 잘 만들어진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좀 더 미스테리 스릴러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훨씬 재미있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장진감독은 본인의 스타일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제발 '아는여자'에서처럼 자기의 코메디가 통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차승원씨야 연기 잘하니까 그냥 좋은 작품에 나오기만 하면 될 것 같고, 동방신구 할아버님의 연세가 한 10살만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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