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빈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관련된 실제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얼마나 사실을 왜곡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입니다.
장편 입봉작인 이 작품을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선 양우석 감독은 웹툰 '스틸레인'의 스토리 작가로 이름을 알린 바 있고, 얄굳게도 웹툰작품 역시 김정일 사후에 벌어지는 남북간의 긴장을 소재로 하는 대체역사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중 주인공인 송변의 모델이기 때문이고, 민주당 일부 의원님네들은 단체관람 퍼포먼스까지 해가면서 야당과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붙이려는 눈물겨운 쇼맨십을 보여주고 계시는데요
각설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아름답게 남아있는 고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극중 장치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유쾌한 점이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본 작은 허구임' 이라는 자막으로 열고나서
1남1녀의 아버지에 '대' 부산상고 출신. 고졸. 대전지법 판사역임. 이전등기
전문에서 세무전문 변호사로 설정된 송변이라는 캐릭터는 상대역인 가공의 인물들까지도 실존인물들과 오버랩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송영창씨가 연기한 공판 판사의 모델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라는 유언비어가 영화를 보고 웹에 뿌려대는 블로거들에 의해 일파만파 전해지고... (실제 공판 판사는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및 박정희바로알리기모임의 수좌 서석구 변호사입니다) 조민기씨가 연기한 공안검사의 모델은 사실 울산 3선 의원인 최병국 전 의원을 정확하게 콕 집은 수준인데 ...
이런 인물들과의 갈등구조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위해 차동영 경감(곽도원 분)이라는 극단적인 캐릭터를 설정해 놓고 송변과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연출이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실제 증언을 기초로 한 고문장면의 재연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 그쳤고
배우들의 연기가 미숙한 디렉션의 구멍을 얼기설기 메우고 있다는 느낌이 역력했습니다.
미장센 역시 별 볼일 없는것은 말할것도 없고, 웹툰 스토리를 쓰던 분이라 그러신가 호흡을 너무 짧게 가져간다는 느낌이 계속 감상을 방해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노리는 지점, 고인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6월항쟁 시위장면과 검사에게 덤덤하게 진술하는 송변의 어투(!!).
감성팔이에 성공하신 감독에게는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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