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수양이 결국 왕권 잡고
한명회 잘먹고 잘살다 가는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이걸 스포라고 하는것도 뻑쩍지근 하긴 하지만 어쨋든
사극 드라마 많이 안 본 분들은 모르실 수도 있어서 일단 스포라고 달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우아한 세계를 참 좋아라 하는데요.
특히나 송강호가 라면 끓여먹다가 던져버리는 엔딩은 가히 최고의 씬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아한 세계 전체적으로 흐르는 디테일한 감정들의 흐름도 참 좋았고
(연애의 목적도 그랬죠)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고 보러 갔는데...
뭐랄까 영화는 평타 치는 것 같은데... 과연 이 감독이 이렇게 만드는 감독인가
몇 번이나 보면서 기웃...
(특히나 오피닝 시퀀스는 역대급 병신... ㅅㅂ 무슨 90년대 방화 찍나)
어쨌든 영화 중반까지는 꽤나 재밌습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조정석은 생각보다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더군요)
이야기 흐름도 무난하고(영화라는 장르상 어느 정도 과장되고 축약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중간중간 끼어 넣은 유머 포인트들도 부담 없고...
감독이 이 정도 클래스로 상업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게 영화가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갑자기 힘을 잃고 급추락을 시작함.
수양이 김종서 쳐바르는거야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니까...
그걸 아는 사람들은 중간부터는 결국 이정재(개인적으로 이정재 간지 터지네요...)가
어떻게 다 해쳐먹나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보게 될텐데...
이렇게 어느 정도는 예정되어 있는 결말로 달려가면서
거기에 주인공인 송강호를 끼워넣는 포지션이...
진짜 존나 좆같음.
일부러 한명회 얼굴 안 보여주면서 계속 써먹는거나...
이런저런 에피소드 끼워 넣고, 이렇게저렇게 복선 깔고 하는거 보면
감독이 아무 생각없이 쓰고 만들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암만 노력을 했어도...
수양 vs 김종서 배틀이 절정으로 치닫으면 치닫을수록
사실 송강호 역할이라는게 크게 의미가 없어짐.
뭐랄까 바르셀로나랑 레알이랑 최종결전 치를려고 하고 있는데,
레알 측에서 갑자기 우리팀 스트라이커는 이동궈를 쓰겠다고 말하고,
바르샤에서도 으... 이동궈라니... 어떻게 쟤를 조져야 할텐데...
막 이러면서 미친 소리 끝도 없이 하고 있는 느낌.
보는 사람은 뭐하는 거야 병신들아... 그냥 너네끼리 해...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듬.
이건 엔딩에서도 마찬가지인데...
ㅅㅂ 왕위 찬탈하고 성문 나가는 수양이 굳이 그러고 있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개인적으로 엔딩(한명회 찾아오는 좆같은 부분 빼고) 만듬새는 나쁘지 않고
감정은 충만한데... 맥락은 좆도 없는 느낌.
그냥 왕이 애들 관상 스캔 시키는걸로 얘기 시작해서, 끝냈으면
훨씬 더 좋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집에 와서 애들이 인터넷에서 ㅠㅠ 김종서 죽을 것 같은데 어쩌죠 ㅠㅠ 막 이런거 쓰면서 국사 공부라도 하겠지 - 개인적으로 뿌나 보면서 어떤 멍청멍청 돋는 년이 지 페이스북에 이러는 거 보면서 느낀 충격이 아직도 안 가심)
그래도 전반적으로 영화표 값은 하는 영화입니다.
간지 돋는 이정재랑 조정석 재롱 부리는 것만 봐도 표값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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